나흘 연속 감소했던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5명.
문제는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깜깜이 확진자'로 불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아래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간(5월 17일~31일)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는 32건에 해당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브리핑에서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 비율이 7.4%로, 그 전에 비해 위험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라면서 "수도권은 엄중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대본은 관련 사례가 5%를 넘지 않아야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에 비해 1.6%p가 증가한 지금 보건당국은 현 상황이 "그 전에 비해 위험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전문가들도 같은 우려를 표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진단을 부탁했다. 이재갑 교수는 "필요할 경우 선별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김동현 회장은 잇따른 집단 감염 사례를 고려했을 때 "정부의 방역 대응이 좀더 선제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깜깜이 감염 확산
먼저 이재갑 교수는 "이제는 신규확진자들의 숫자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서 발생하는 집단감염 현상 자체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라면서 "정부는 (감염 확산세를) 어떻게 억제할 것인지 관련 대책을 늦지 않게 고민해야(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선별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계속 문제가 되는 영역에 대해서는 강조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만일 그런 상황에서도 (제어가) 안 된다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완전히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교수는 이에 앞서 체제 전환을 위한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재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이 충분하게 합리적이지 않고 너무 불분명하다"라면서 "(현재 방역당국은) 신규확진자 50명, 전파경로가 불분명한 사례 5% 이상이 될 경우를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 기준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환자가 급속하게 늘어나지 않더라도 지역사회 내에서 상당히 안 좋은 형태의 집단발병이 계속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 회장의 의견도 비슷했다. 김 회장은 "우리는 락다운(봉쇄) 식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적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도 일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이라면 고위험, 고밀집 공간을 선제적으로 확인해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현재 추진하는 등교개학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사회적으로 안정된 것도 아니고, 고밀도 작업장에서의 감염도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학교라는 공간 자체도 밀집도가 높은 곳 아닌가. 심지어 학생들 간의 감염은 '조용한 전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우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현 상황에서 등교 개학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은 "현재 방역당국의 조치는 뒷북"이라고 지적했다. 교회, 물류센터 등 고밀집 공간에서 잇따라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 때문이다. 김 회장은 "앞서 구로 콜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이런 고밀집 작업공간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 주의하지 못해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이라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공간이 또 어디에 있는지 먼저 찾아내서 방역 수칙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