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기본소득당 소속 초선 국회의원들이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확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고집하지 말고 일하는 국회를 위해 협조하라'는 미래통합당을 향한 압박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일하는 국회'를 표방한 21대 국회가 시작된 지 벌써 16일이 지났다. 하지만 국회는 아직도 일하지 못하고 있다. 그 피해는 모두 국민이 받고 있다"며 "지금 통합당이 발목잡고 있는 상대는 민주당이 아닌 국민이다. 통합당은 국민을 상대로 '태업 국회'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지난 4월 15일, 국민은 역대 최악의 국회로 평가를 받은 20대 국회를 심판했다. 통합당이 법사위를 틀어쥐고 개혁민생법안의 처리를 지연시킨 행태가 적폐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해주셨다"며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는 통합당의 행태는 '총선 불복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통합당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원 구성 법정시한을) 훈시규정이라며 과거의 위법적 관행을 정당화하고 당리당략을 위해 법사위원장에 집착하는 낡은 관행과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법사위원장을 맡아 정부·여당을 견제하겠다는 주장은 21대 국회도 동물국회, 식물국회로 만들겠다는 총선불복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박병석 국회의장에겐 오는 15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18개 상임위원장 전원을 선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김태년 원내대표는) 통합당의 발목잡기, 시간 끌기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통합당이 국회 정상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 당이 앞장서서 국회를 정상 가동시킬 수밖에 없다"며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15일 본회의에서 전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상임위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국회의장께도 요청드린다. 국민은 더 이상 본회의 연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국회법 41조, 48조에 따라 반드시 상임위를 구성할 수 있도록 15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의안을 상정해주시라"고 밝혔다.
통합당 제외한 각 정당 초선에게 동의 구해... 정의당·국민의당 등은 불참
한편, 이날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린 초선 의원은 총 53명이었다.
민주당에선 강득구·강선우·강준현·고민정·고영인·김경만·김남국·김용민·김승원·김원이·김주영·김홍걸·김회재·민형배·문정복·박상혁·박성준·박영순·서동용·신현영·이규민·이동주·이병훈·이소영·이수진(지역)·이용빈·이용우·이정문·이해식·임오경·임호선·오영환·유정주·윤영덕·윤재갑·양기대·양경숙·장경태·장철민·전용기·정필모·정태호·최기상·최혜영·홍정민·한준호·황운하·허영·허종식·홍성국 의원(이상 가나다순) 등 총 50명이 참여했다. 그 외엔 열린민주당 강민정·최강욱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본회의 직후 초선 의원 몇몇이 대책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게 됐고 통합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의 초선의원들께 기자회견 초안을 회람해 동의를 구했다"고 기자회견 준비과정을 설명했다.
"통합당 초선 국회의원들에게 같은 제안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통합당 소속 초선 의원들이 저희들과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신다면 다행이겠지만 이미 언론 등을 통해서 (저희와) 반대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고 (기자회견 준비) 시간 상 따로 연락드리진 않았다"고 답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은 정의당·국민의당·시대전환 소속 초선의원들이 동참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어제(13일) 저녁까지 의사를 전달했지만 준비가 부족해서, '시간상 부득이하게 참여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받았고 시대전환과 국민의당 쪽에선 응답이 없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