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대와 엄마부대 등 극우성향 단체인 회원들이 매일 자정까지 종로경찰서에 대기하다가 1순위로 집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이하 반일행동)이 알아본 결과, 6월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수요시위 장소인 평화의 소녀상 앞 집회 신고를 해당 단체가 선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25일,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은 보수매체 <펜앤드마이크>와 인터뷰에서 "6월 24일 이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소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일본군 위안부' 동상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서울 종로경찰서에 신고를 마친 상태"라며 "우리 단체가 1순위로 신고돼 있기 때문에, '정의기억연대'는 같은 장소에서 더는 집회를 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연대 측이 오는 6월 24일부터 매일 집회를 강행한다면, 정의기억연대 측 옛 일본대사관 앞 집회는 1444회차 집회를 끝으로 28년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는 <팬앤드마이크>의 부연 설명은 '수요시위 중단'이 목적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일행동은 소녀상 훼손 우려뿐 아니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운동을 막으려는 보수단체의 집회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어 지난 15일, '친일극우소녀상집회강력규탄! 민족반역무리청산!' 기자회견을 종로구청 앞에서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극우성향 단체의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왜곡과 소녀상에 가하는 정치적 테러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회자의 말로 시작했다.
"민중의 힘으로 세워진 소녀상, 반드시 지켜야"
첫 번째 순서로 발언에 나선 김민규 조합원은 "소녀상은 투쟁으로 지켜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속에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조합원은 "피해자 할머님들과 우리 민중이 30년 가까이 일본 정부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며 "그러한 투쟁을 기념하고자, 일본의 만행을 잊지 않기 위해, 가슴 아픈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민중의 힘으로 세워진 것이 바로 소녀상"이라며 소녀상의 의미를 되새겼다.
민지원 민중민주당 학생당원은 '할 말 다 했다. 그러니 믿고 같이 투쟁하자'는 이용수 할머니의 말을 인용해 "30년 동안 투쟁해오신 할머니가 우리에게 또다시 같이 투쟁하자 하신다. 왜겠는가? 30년을 싸워도 해결이 안 됐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완전하고 깨끗한 해결을 위해 개선점을 우리에게 지적하고 계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상황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운동 폄훼와 소녀상 철거가 쟁점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난리를 피우는 게 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보수 유튜버를 가장한 이들이 금전적 이득을 챙긴 사례는 여러 차례 보도되었다"면서 "이런 자들이 소녀상에서 정의연 규탄, 일본군 성노예 인권을 운운하며 소녀상 철거 집회를 여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인 행보다"라고 지적했다.
이소영 "소녀상 철거, 할머니들 기만행위"
이소영 반일행동 대표는 1992년 1월 8일 수요시위가 처음 시작된 날을 언급하며 "28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요시위가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할머니들의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의 목소리에 민중들이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들은 수요집회 중단 이유에 대해 할머니들을 위해서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것은 할머니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할머니들을 기만하는 행위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시대에 친일파가 살아있으면 저렇게 민중들을 교란하고 운동을 탄압했을 것"이라며 "정의 구현을 위해, 애국을 위해서라고 착각에 빠진 이들을 보면,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5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분별력 없이 친일을 하는 것 같아 어리석다"고 비판했다.
지난 5월 30일 서울시 동작구에서 소녀상을 돌로 내리찍는 훼손 사건과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수갑을 채우려고 한 사건을 언급한 이 대표는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은 어느 곳보다 상징적인 곳"이라며 "종로구청은 소녀상이 훼손된 뒤 문제를 해결해선 안 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6월 24일 수요일에 진행되는 보수성향 집회에 대해 "수요시위 중단은 물론 우리의 농성장까지 철거시키려는 그들의 속셈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친일성향 단체의 분별력없는 행동에도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매일 소녀상을 지키며 시민들과 함께해온 투쟁의 거리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라고 말하며 발언을 마쳤다.
한편 집회는 성명서 낭독과 '원한가'를 제창한 후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하 성명서 전문이다.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보도>
소녀상을 지켜내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앞장에서 투쟁할 것이다.
1.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방해하는 친일 극우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한 극우단체는 '수요시위에 대항해 소녀상 옆에서 화요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뻔뻔스럽게 망발했다. 또 다른 극우단체는 오는 24일 수요일에는 자신들이 '소녀상 앞에서 집회 시위를 벌이겠다'며 소녀상에서의 집회 1순위를 선점하며 악랄하게 수요시위를 훼방하고 있다.
친일 극우들의 소녀상 집회는 우리 민중의 반일투쟁을 방해하는 역사 왜곡 망동이자 소녀상에 대한 야비한 정치테러다. 소녀상을 '반일동상'으로 폄훼하는 것도 모자라 특정 단체, 개인의 '돈벌이 수단'으로 모독하며 소녀상의 진실을 부정하는 망동이 민족반역 외에 달리 될 수 있겠는가. 사대 매국에 찌들어 너절해진 민족반역 무리는 아베 정부의 주구로 전락해 '위안부 동상을 철거하는 게 위안부 문제 해결'이라고 떠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2. 지난 5월 20일 한 남성이 동작구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30cm 돌로 수차례 내리찍어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2019년 7월 소녀상에 침을 뱉은 청년들에게 '내 얼굴에 왜 침을 뱉냐'고 나무랐던 길원옥 할머니의 말씀을 돌이켜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테러가 아닐 수 없다.
서울뿐만 아니라 오산, 대구 등 전국에서 소녀상에 대한 정치적, 물리적 테러가 극에 달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보호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 우리 지킴이들이 24시간 소녀상을 보호하며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극우들이 인근에서 조직적이며 집단적인 시위 망동을 벌이는 한 소녀상 보호를 위해 특별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2015년 한일합의체결 이후 종로구는 수차례 '소녀상을 철거할 의사가 없다', '소녀상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지금이야말로 김영종 종로구청장의 적극적인 조치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3.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은 현시기보다 속도감 있게 전개돼야 한다. 여전히 일본 정부는 전쟁범죄에 대한 그 어떤 사죄나 배상이 없으며 오히려 친일 극우 세력을 배후조종하며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여성들과 우리 민중의 반일운동을 모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군국주의 부활을 획책하고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을 시작으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과 일 군국주의화에 반대하는 반전 평화운동은 그 자체로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의 진실이다. 우리는 매국배족만행을 벌이는 반역무리들이 우리 민중의 투쟁에 의해 반드시 청산되는 것이 역사의 필연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이 정의의 투쟁에서 역사의 상징이자 민족의 자존인 소녀상을 반드시 지켜내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이루는 그날까지 가장 앞장서 투쟁할 것이다.
2020년 6월 15일 종로구청 앞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희망나비 진보학생연대 실업유니온 민중민주당학생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