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미래통합당을 향해 "오늘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했다. 꾸준히 '이번 주 원 구성, 다음 주 추경 심사'를 고집해온 만큼 사실상 최후 통첩이다.
23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정치는 존재할 수 없다"며 "통합당은 오늘까지 (남은 12개)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고 국회 정상화에 협조할 것을 마지막으로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당의 시간 끌기를 더는 인내할 수 없다"며 "망부석도 아니고, 더 이상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고도 했다.
민주당은 어떻게든 이번 주 안에 상임위 구성을 마무리 짓겠다고 거듭 밝혔다. 11대 7이든, 18대 0이든 책임지겠다는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이제 비상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집권당으로서 선택하고, 결정하고, 결과에 책임지겠다"며 "추경 마무리를 위해 필요한 절차에 즉시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 역시 "이번주 내 상임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통합당이 끝내 거부하면, 민주당의 비상한 결단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원내지도부는 의원들에게 '대기령'도 내렸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김영진 총괄수석부대표가 '목요일(25일)이나 금요일(26일)은 원 구성을 마무리할 테니까 모든 의원들이 국회에서 1시간 내(거리)에 대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며 "그만큼 목요일이나 금요일에는 (원 구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씀"이라고 밝혔다.
지지부진한 원 구성… 이번주엔 정말 끝날까
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이번주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상임위원장이나 국회 부의장을 선출하는 데에 3일이 걸리는 만큼, 통합당에 그 시간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라도 23일 안에는 상임위원 명단이 나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민주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원포인트 처리' 가능성은 작게 보는 분위기다. 2013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자 자기 당 소속 이군현 의원을 예결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본회의를 개최했고, 2개월 후에야 예결위 구성을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그렇게 예결위원장을 뽑더라도 '결국 상임위가 문제'라며 난색을 표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이군현 사례'가 선례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추경안 심사 때문에 상임위를 구성해야 하는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예결위가 구성돼도 추경안의 각 분야 예산은 상임위를 통과해야 한다. 민주당이 최후통첩을 하면서도, 끝까지 "아직 시간은 있다, 시간을 갖고 야당과 협상하겠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박성준 원내대변인)"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그러나 6월 임시국회 회기가 2주 밖에 남지 않았다. 자꾸 원 구성이 미뤄지면, 3차 추경 처리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11시 또 다시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복잡하여 꼬여있는 원 구성 문제의 해법을 논의한다.
한편 민주당의 6개 상임위 우선 처리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뒤 전국 사찰을 돌고 있는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아직 서울로 복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