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최근 사표를 냈지만 반려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강민석 대변인이 지난 8일 사표를 낸 것은 맞지만 노영민 비서실장이 바로 반려했다"라며 "앞으로도 차질없이 대변인직을 수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강민석 대변인이 사표를 낸 결정적 계기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부동산 처분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실수한 것이었다.
강 대변인은 지난 2일 백그라운드브리핑(취재원이 익명으로 사건의 배경을 설명해주는 브리핑-기자주)에서 "노영민 실장이 청와대내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부동산 처분을 재권고했다"라며 "노 실장도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브리핑 내용은 40여분 만에 바뀌었다. 노 실장이 처분하기로 한 아파트를 서울 서초구 아파트에서 충북 청주시 아파트로 정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노 실장이 '똘똘한 한 채'를 챙겼다"는 비판이 거세게 쏟아졌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신을 강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내용 정정과 그에 따른 후폭풍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그로부터 6일 만인 지난 8일 노영민 실장에게 사표를 낸 것이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그날 대변인이 실수한 것인데 일부 언론들이 지속적으로 마치 노영민 실장이 40여분 만에 말을 바꾼 것처럼 보도했다"라며 "그것에 강 대변인이 큰 부담과 책임감을 느껴 사표를 낸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영민 실장은 강 대변인의 사표를 바로 반려했다. 앞서 언급한 청와대 관계자는 "강 대변인의 사퇴 여부는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면서 "강 대변인이 대변인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이 노영민 실장의 부동산 처분에 대한 브리핑에서 중대한 실수를 범하긴 했지만 노 실장은 물론이고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의 신뢰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일부 발언을 언론에 잘못 전달한 것에 문 대통령이 강 대변인을 질책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5월 18일 광주광역시 옛 전남도청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서 아랫잎술이 부르튼 채 기념사를 한 것을 두고 강 대변인은 "대통령은 피곤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한 적이 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나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라며 강 대변인을 질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그때 강 대변인의 브리핑을 두고 문 대통령이 질책했다는 말이 나왔는데 사실과 좀 다르다"라며 "문 대통령이 그때 제1부속실에다 '나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만 전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의 갈등설도 강 대변인이 사표를 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 관계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