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에서 35년 전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13일 오전 10시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 정문 앞에서 열렸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복직 촉구 출근 선전을 시작한 지 112일째 날이다.
지난 112일 동안 수많은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한진중공업 앞에서 김진숙 지도위원과 함께 출근 선전전을 했고 부산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부산시의회는 9월 11일 2차 본회의에서 한진중공업의 졸속 매각을 막고 김진숙 노동자의 부당 해고 철회와 빠른 현장 복직을 국회와 정부 그리고 채권단에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한진중공업의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 및 해고노동자 김진숙 복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 산하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아래 위원회)는 2009년에 이어 지난 9월 25일 복직 재권고를 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의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은 자에 대한 복직을 국가와 지방정부, 사용자에게 권고할 수 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한진중공업은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김진숙의 복직이 불가하다'라고 주장해 왔으나 최근 산업은행의 입장은 '김진숙의 복직은 전적으로 한진중공업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입장을 밝혔다"라면서 "김진숙의 복직과 관련해 진정성 있는 대화를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마련했다"라고 전했다.
심진호 한진중공업 지회장은 "김진숙 조합원의 활동이 민주화 투쟁으로 인정받았지만 회사는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 35년간 노동자들을 위해 살았던 김진숙 조합원이 이젠 자신을 위해 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공장에서 정년을 맞을 수 있도록 지회는 최선을 다 해 싸우겠다"라고 밝혔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 본부장 직무대행은 "노동존중 정부를 만들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산하 기관에서 김진숙의 복직을 두 번이나 권고했다. 국책은행이며 한진중공업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나서야 한다"라며 "김진숙 지도위원이 35년간 버리지 못했던 복직의 꿈을 되찾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영훈 가톨릭 노동상담소 소장 신부는 "대한조선공사에서 한진중공업으로 이름이 바뀌고 또다시 매각을 앞둔 상황이지만 김진숙은 여전히 해고자다. 35년간 공장에 들어가지 못한 김진숙은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309일을 크레인 위에서 싸웠다"라며 "양심과 연민이 있다면 김진숙을 복직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문은 정홍형 금속노조 부양지부 수석 부지부장이 낭독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6월 24일부터 매일 오전 6시 40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출근선전전을 이어 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