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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진해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10월유신 기념탑.
창원진해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10월유신 기념탑. ⓒ 윤성효
 
48년 전 오늘(17일)은 '박정희 유신독재'가 시작된 날이다. 1972년 10월 17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계엄령과 긴급조치를 선언했다. 일본 '메이지 유신'을 본 뜬 '10월 유신(十月維新)'을 한 것이다.

이후 '국회 해산'에 '헌법 정지'라는 비상조치의 강압적 분위기 속에 국민투표가 시행되었고, 1972년 12월 27일 '제3공화국 헌법'으로 대체되었다. 이를 '유신헌법'이라고 한다.

'유신헌법'은 '종신제 대통령'에 입법과 사법, 행정을 한 사람이 틀어 쥔 무소불위의 독재자로 박정희 대통령이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1979년 10월 16일~20일 사이 부산과 마산(창원)에서는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 철폐를 위해 학생․시민들이 부마민주항쟁을 벌였고, 박정희 대통령이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죽기 전까지를 '유신 체제' 내지 '유신 독재'라 부른다.

이런 '시월유신'을 기린 조형물이 아직도 경남 창원진해에 있다. 진해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진해 10월유신 기념탑'은 전국에서도 유일하다시피 한 기념물이다.

이 탑에는 당시 '진해시장 박용범'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높이 3.5m에 너비 2m 규모로 학생과 남성 회사원, 여성의 3명과 해군 1명이 유신헌법을 들고 있는 모양이다.

이 탑은 1973년 3월 옛 진해 육군대학 앞 삼거리에 세워져 있었다. 옛 진해시가 시민 성금을 모아 세웠고, 처음에는 9m 높이였다.

"철거 얘기 계속 나왔는데... 아직도 '자랑'처럼 세워진 유신탑"
  
 창원진헤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10월유신 기념탑.
창원진헤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10월유신 기념탑. ⓒ 윤성효
 
그런데 시민들 사이에서 9m 높이가 교통체증을 야기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옛 진해시는 1976년 8월 1일 탑 높이를 3m로 축소하고, 장소도 진해시립도서관 정원으로 이전했다.

진해시립도서관은 2008년 창원진해 여좌동으로 옮겼고, 이곳은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과 진해문화원'으로 바뀌었다. 장난감도서관과 문화원으로 드나드는 시민들은 아무런 안내판도 없이 우뚝 서 있는 기념탑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탑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은 여러 차례 나왔다. 옛 진해시는 1991년 '시월유신'을 양철판으로 막았다가 1주일만에 떼어내기도 했다.

또 옛 진해시는 1995년 진해시의회 동의를 얻어 탑 철거를 결정하기도 했다. 당시부터 일부에서는 "잘못된 시대의 잔재이기는 하나 반성과 교훈의 역사적 자료"로 남겨 두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1999년 10월 이 탑의 철거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이 단체는 "역사를 아는 시민들은 10월 유신탑을 볼 때마다 폭압 통치 아래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던 그 때의 악몽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박정희 사망 20년을 맞아 진해시립도서관 정원에 있는 유신탑을 철거해야 하며 당장 철거가 힘든다면 이 탑에 대한 부끄러운 역사를 설명하는 안내판이라도 붙여 놓아야 한다"고 했다.

하원오 경남진보연합 대표는 "오늘이 유신독재 시작이 된 지 48년이 된 날이고, 부마민주항쟁 48주년이 되었다"며 "그런데 누구도 '박정희 폭압'은 언급하지 않고 '부마'만 말한다"고 했다.

하 대표는 "지금은 마치 유신탑이 '자랑'처럼 세워져 있다"며 "유신탑을 철거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제기했지만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당장 철거를 하지 못한다면 안내판이라도 세워야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창원진헤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10월유신 기념탑.
창원진헤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10월유신 기념탑. ⓒ 윤성효
  
 창원진헤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10월유신 기념탑.
창원진헤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10월유신 기념탑. ⓒ 윤성효
  
 창원진헤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10월유신 기념탑.
창원진헤 '창원시 아이세상 장난감도서관' 뜰에 있는 10월유신 기념탑. ⓒ 윤성효

#빅정희 독재#10월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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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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