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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전담병상 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본관옆 공터에서 음압시설과 침대 등 각종 장비가 갖춰진 컨테이너형 임시병상 공사가 한창이다. 서울시는 이 컨테이너형 임시병상 1개당 3명의 환자를 수용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전담병상 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본관옆 공터에서 음압시설과 침대 등 각종 장비가 갖춰진 컨테이너형 임시병상 공사가 한창이다. 서울시는 이 컨테이너형 임시병상 1개당 3명의 환자를 수용할 예정이다. ⓒ 권우성
     
정부가 월말까지 154개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추가 확충해, 확진자 증가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증·중등증, 무증상 환자들을 수용하는 병상은 공급상의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9일 중앙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환자 증가에 따른 중환자 병상 확보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9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총 141명으로, 3차 유행 이후 위중증 환자가 2주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병상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현재 정부는 177개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환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43개다. 계속 중증 환자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정부는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의 전환, 민간의료기관의 협조 등 국가 차원의 치료역량을 총동원해 월말까지 154개의 중환자 병상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의료자원이나 치료역량이 높은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협조 가능한 중환자 병상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거점형 중환자 전담병원'을 지정하거나, 코로나19 중환자만을 치료하는 임시병원 개념인 모듈병원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중환자 병상 확보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에 즉시 입원가능한 중환자 병상이 없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실제로 국립의료원에서는 중증으로 악화된 환자를 바로 중환자 병상으로 '전원'하지 못한 경우도 발생했다. 이는 정부 통계와는 다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윤 총괄반장은 "병상 점유율이 100%가 아니더라도 바로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오전 오후 등의 시점에 따라 (정부 집계와는) 차이가 난다"라며 "(즉시 입원하지 못하는 경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각 시도별로 중환자 병상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전단팀을 지정하고 병상을 확충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윤 총괄반장은 중환자 병상 부족 현상에 대해 "한국의 병상은 OECD 국가에서 일본 다음으로 많지만, 중환자 병상은 상대적으로 적고, 특히 음압격리 병상은 540병상 정도밖에 안 된다"라며 "음압격리 병상은 코로나19 환자뿐만 아니라 다른 중증의 감염 환자들도 입원해있기 때문에 실제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가용률은 낮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반 병상은 부족하지 않아"... 언론 보도가 불안감 줄 수 있다는 정부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 연합뉴스
 
한편 정부는 경증·중등증, 무증상 환자들 병상은 현재도 부족하지 않으며, 계속 추가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자택에서 대기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관련해, "병상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병상을 배정하고 조정하는 데 행정적 시간이 필요한 것을 감안해달라"고 밝혔다. 

확진자로 판명 나면 역학조사나 중증도 분류를 하고, 이에 따라 어느 곳으로 갈 것인가 판단을 하기 때문에 일정 시간의 대기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대기 시간에도 유선 연락을 통해서 1~2시간마다 증상에 변동이 있는지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손 기획반장은 "오후 저녁 시간 때 확진이 되면 대부분의 분은 그날 당일 생활치료센터로 옮기지 못하고 그다음 날에 배정된다. 특히 가족 집단 확진 환자일 경우 대부분 가족이 한 군데 함께 입소하길 원하므로 가급적 맞춰주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대기 시간에도 유선 연락을 통해서 1~2시간마다 증상에 변동이 있는지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중환자와 경증 환자가 구분되지 않고 '수백 명 환자 대기하고 있다'고 표현이 되다 보니까, 현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부분과는 다르게 지나치게 치료체계 여력이 없는 식으로 비치는 점이 과도하게 국민들에게 불안감 줄 수 있다"라며 언론 보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정부 조사에 따르면 감염병 전담병원은 4900개 병상을 운영 중이며 가동률은 65%로 1714개 병상의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 역시 가동률이 75.4%로 558개 병상이 사용 가능하다. 

생활치료센터 역시 가동률이 58.7%로, 1954명이 추가로 입소할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도 가동률이 62.7%로 1340여 명의 입소 여력이 있으며, 이번 주에 3개소가 추가 개소되어 570명가량을 더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 "중간 증상의 환자가 대기해야 하는 상황은 문제"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 발표와는 달리 병상 문제가 마냥 '여력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위중증 환자 병상 확보가 가장 시급하고 심각한 상황이지만, 중간(중등도) 수준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도 결과적으로 병상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상이 미리 준비되어있어야 하고 확진이 되면 곧바로 입소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 그게 안 되고 있다"라며 "숫자상으로는 여유가 있어도 지역적으로 불균등해서 대기를 해야 한다면 문제 아닌가"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중간 정도의 환자들, 40~50대에 폐렴도 있고 흉통도 있고 호흡곤란이 심하지 않은 분들은 중간에 악화될 수 있다. 이런 분들은 집에서 대기하면 안 된다"라며 "2월 대구 경북의 상황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재현될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중등도 환자 병상은 오늘 내일은 부족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일일 확진자 600명대가 며칠 동안 이어질 게 확실하면 병상은 모자랄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정 교수는 "결국 무증상·경증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보내면서 중간 정도 환자의 병상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생활치료센터는 교육원이나 연수원 등을 활용할 수 있어서 비교적 확보가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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