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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북 외곽 지역 집값 상승률이 뛰었다. 13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서울 25개 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노원이 가장 높았으며 성북, 강북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성북구 일대 부동산을 둘러보는 시민.
서울 강북 외곽 지역 집값 상승률이 뛰었다. 13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서울 25개 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노원이 가장 높았으며 성북, 강북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성북구 일대 부동산을 둘러보는 시민. ⓒ 연합뉴스

주택시장이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지방 대도시 아파트 가격 급등을 넘어 지방 중소도시의 주택시장마저 불이 붙었다.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들이 급속도로 사라지면서 미분양 주택 물량이 2003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갱신하고 있다. 창원·울산·강릉·속초 등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도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고 투기꾼들의 공시가 1억 이하 저가 주택 매집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핀셋 정책으로 일관했던 정부 정책은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부동산 투기심리를 잡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건국 이래 가장 낮은 기준금리 0.5% 수준과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부동산 투기를 하고픈 사람들이 실탄을 확보하기가 매우 수월한 상황이 펼쳐졌다.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유튜버들과 부동산카페의 지도편달 하에 투기세력들은 지방 중소도시까지 원정을 나가 곳곳의 집값을 들쑤셔놓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의 아파트 및 빌라 가격이 급등하고 이게 언론에서 기사화되었을 즈음에는 치고 빠지는 단타매매 전문 투기꾼들은 이미 이익을 보고 빠져나갔다. 지금부터는 이러다 평생 내 집 마련도 어렵겠다는 불안감과 공포에 사로잡힌 무주택자들이 들어가기 쉬운 타이밍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고점 근처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들에게 '상투 잡았다'고 한다. 상투를 잡고 막차를 타는 대다수는 순진한 실수요자 또는 개미투자자들이다.

최소 10년은 살 생각으로 집을 사려는 '찐' 실수요자라면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힌 '패닉바잉(공황구매)'이 아니라 팔 시점의 가격까지 고려하는 현명한 투자, '스마트바잉'을 해야 한다.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 상태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한다.

실수요자라면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시라. 내가 사려고 하는 주택이 지금이 고점은 아닌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내가 팔려고 하는 10년 이후에도 이 가격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을지, 혹시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대출원리금의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살 필요가 있다.

꼭 지금 당장 집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실수요자라면 조금 더 기다려도 된다. 지금은 끝없이 올라갈 것 같은 주택가격도 결국은 조정국면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늦어도 향후 4~5년 내에 집값이 조정국면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대내외적인 조건들이 있다. 

필연적인 경기순환
 
 경기순환 사이클
경기순환 사이클 ⓒ 현대경제연구원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 하에서는 경기는 순환할 수밖에 없다. 경기는 주기적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 경제정책은 경기변동을 상수로 두고 상승과 하강의 진폭을 줄여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부동산도 경제의 일부인 만큼 가격변동의 사이클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일직선으로 무한히 우상향하는 자산은 없다. 주택을 구입할 가장 좋은 시점은 주택가격 변동 사이클이 가장 낮은 저점을 지날 때이지만, 그때가 언제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적어도 실수요자가 내 집을 마련할 타이밍은 주택가격 하락이 본격화된 침체기나 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하는 회복기가 적절하다.
   
과도한 빚을 내어 고점 근처에서 사는 것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 상승 혜택을 누리고 싶은 마음과 더 늦으면 안된다는 조급함으로 고점에서 무리하게 대출로 주택을 구매하면, 집은 있지만 대출 원리금을 갚느라 생활이 궁핍한 하우스푸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언론에서 전혀 다루지 않지만 불과 7~8년 전만 해도 언론에서 부동산 문제를 다룰 때 단골 이슈가 하우스푸어였다.

2006~2007년 언저리에 서울의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고점 가까이 갔을 때 영혼까지 끌어모아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2009년 이후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면서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고 대출원리금 상환 부담에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가격을 낮추어도 팔리지 않는 아파트를 정부가 매입을 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던 시기가 있었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흐름이 나타난 아래 그래프를 보면 길게는 우상향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2007~2008년 사이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다시 반등한 2014년까지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 사이에 손해를 보고 주택을 팔았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매매가격지수 그래프(출처 통계청)
서울 아파트매매가격지수 그래프(출처 통계청) ⓒ 이성영

아파트 가격은 1998년 외환위기로 급락한 이후 2007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하강 국면이 이어졌다. 미국 역시 2008년 금융위기를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된 2014년부터 다시 상승국면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꽤나 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머지않아 결국 자산시장은 다시 하강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머지않아 올라갈 금리

최근 부동산 및 주식시장의 호황은 경제가 성장하였거나 국민들의 소득이 늘었기 때문이 아니다. 전 세계적 재난인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막대하게 돈을 풀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0% 수준으로 낮춘 금리와 재난지원금 및 대출 등을 통해 시중에 풀린 막대한 돈이 자산가격을 들어올렸다.

한국 역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건국 이래 가장 낮은 금리 수준과 재정확장 정책을 집행한 결과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있다. 막대한 유동성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가 자산가격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있다.

전 세계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막대하게 풀린 돈이 물가상승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를 필두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시중에 풀려 있는 돈을 회수하기 위해 금리를 높이기 시작할 것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시중의 돈은 마르고 부동산 및 주식과 같은 자산가격은 각 나라 경제의 기초체력 수준에 맞춰 조정받게 될 것이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온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증권가의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3~2024년 어간에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가 올라가는 시점을 기해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도 조정국면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2024년부터 쏟아져 나올 공급물량
 
 수도권 중장기 주택공급 전망(출처 : 국토연구원 국토이슈리포트 25호)
수도권 중장기 주택공급 전망(출처 : 국토연구원 국토이슈리포트 25호) ⓒ 국토연구원

정부는 지난 8.4 부동산대책에서 급격히 치솟는 서울 아파트가격을 진정시키기 위해 수도권 전역에 127만 호 공급계획을 밝혔다. 주택은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한두 달 만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재화가 아니기에 수요와 공급 사이에 3~4년의 시차가 발생한다.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2024년부터 3기 신도시 및 서울 주요 지역에 수십만 호의 주택이 공급된다면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보다 신축아파트 공급 물량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주택구매 수요는 당장 집이 필요한 내 집 마련 수요 외에도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기대로 더 오르기 전에 사려는 투기심리에 의한 수요도 공존하고 있다. 때문에 금리 상승 등의 요건으로 집값 하락 분위기가 감지되면 주택매입수요는 급격히 감소하며 집값 하락을 가속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성비 있는 내 집 마련 전략의 기본은 주택이 시장에 대규모로 풀리는 시점을 기다려 기회를 잡는 것이다. 주식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의 조언처럼 남들이 욕심을 낼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야 한다. 지금은 모두가 욕심을 내고 있는 시점이다.

부동산 시장에 타격을 줄 인구구조 변화
 
 14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4436건으로, 이미 10월 거래량(4369건)을 뛰어넘었다. 아직 신고기한(30일)이 절반가량 남아있는 것을 고려하면 11월 거래량은 더 늘어나 5천건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14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4436건으로, 이미 10월 거래량(4369건)을 뛰어넘었다. 아직 신고기한(30일)이 절반가량 남아있는 것을 고려하면 11월 거래량은 더 늘어나 5천건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향후 10년 간 대한민국 부동산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인구감소로 인한 부동산 가격 하락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떨어져 0.8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서는 출산율 감소로 2029년부터 대한민국 총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마저도 2021년 합계출산율 0.86명을 가정한 것인데 2020년에 이미 합계출산율 0.8명으로 떨어져 대한민국 총인구 감소 시점은 2029년보다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인구감소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인구유출이 심화될 지방대도시 및 중소도시들은 일본과 같은 부동산 장기불황을 맞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최근 부동산시장은 개발호재가 전혀 없는 지방중소도시들까지 투기꾼들이 들쑤시면서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들의 실수요자들은 불안심리에 휩싸여 과도한 대출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대출원리금이 평생 족쇄로 작용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서울도 방심할 수 없다. 인구감소 시대에 지방의 인구가 서울로 쏠리는 흐름이 가속화될 수 있지만, 1~2인 가구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 서울의 중대형 아파트도 지금처럼 집값이 계속해서 오른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전 세계에서 유래없이 빠른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및 인구구조 변화는 대한민국 부동산 불패신화의 토대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다. 막대한 유동성과 부동산 투기심리에 기대어 단기간에 급격히 오른 서울 아파트 가격은 기초가 부실하여 저출산·고령화가 만들어낼 지각변동을 버티기 쉽지 않다.    

패닉바잉이 아닌 스마트바잉을 위한 조언

내 집 마련의 적기는 모두가 욕심을 내고 있는 때가 아니라 모두가 두려워 할 때이다. 여러모로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 공황구매가 아닌 현명한 투자를 통한 내 집 마련을 위해 숨을 한번 고르고 냉정하게 주택시장을 둘러싼 거시경제의 상황을 파악해야 할 때이다.

혹여 지금 당장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연간 대출원리금 상환이 소득의 25~30% 이상을 넘기는 과도한 대출은 금물이다. 지금처럼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괴리가 크고 대외 경제요건이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클 때는 작은 신호 하나로도 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국면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마저 주식시장에서 놀 때 놀더라도 언제든 빠질 수 있도록 출구 옆에서 놀라고 조언하고 있다. 부동산은 빠지고 싶을 때 빠지기도 쉽지 않은 재화이다.  

불안한 심리와 조급한 마음이 떨쳐지지 않을 때는 경제는 반드시 상승과 하강의 주기가 있다는 진리를 기억하고, 부동산 상승국면이 7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되뇌이며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머지 않아 금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고, 신규 주택은 대규모로 공급된다. 기다리는 놈이 이기는 싸움이다.

#패닉바잉#부동산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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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불로소득 없고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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