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는 서른 살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막연하기만 했던 주제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차차 모습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서른 살의 나는,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열여덟에 꿨던 꿈, 스물다섯에 꿨던 꿈을 이루어 나가고, 스물아홉의 꾸는 꿈도 이루어 나갔으면 좋겠다. 행복해지겠다는 평범하고 추상적인 꿈부터, 무대에 존재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구체적인 꿈까지 하나씩 모양을 잡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나 덧붙이자면 서른 살의 나도 여전히 꿈을 꾸며 살면 좋겠다.
서른 살의 나는
서른 살의 나는 소중한 사람들과 삶을 함께하고 싶다. 두 명, 세 명 정도로 많지는 않아도 마음을 다 터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예전엔 삶을 함께할 친구가 열 명, 스무 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마음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생의 동반자도 함께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이왕이면 생각이 건강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기를 내심 기대해 본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그린 '건강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하지만 내가 그렸던 그림과 꼭 맞는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아무리 어려워도 꼭 이런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서른 살의 나는 아픔에 무뎌지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아픔에 무뎌졌다는 말은 아마도 이미 수많은 아픔을 겪었다는 말을 대신하는 문장일 것이다. 열여덟까지의 나는 참 많이 아팠다. 그때의 내가 견뎌내기에는 너무 버거운 날들이 많았다. 자주 찾아오는 모진 순간들에 나는 그 순간을 삼키는 연습을 했다. 그렇게 아픔에 무뎌졌다.
마주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순간을 삼켜내는 연습을 해서 더이상 아픔을 아픔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애써 모른 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내가 겪었던 어떤 순간에 비해 덜 아팠을 뿐, 나에게 찾아왔던 다른 날카로운 순간들이 아프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다. 서른 살의 나는 아픔에 무뎌진 사람이 아니길 바란다. 너무 많은 아픔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서른 살의 나는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부모님을 따라다니면서 사회의 부조리한 구석들을 자주 보게 됐다. 그때마다 나는 마음에 불씨를 던진 것처럼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게 투쟁본능이라는 것은 조금 더 크고 나서 알게 됐다. 사회의 더럽고 치사함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여전히 내 가슴 한켠에는 그때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서른 살의 나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의 내 시간으로 오기 전까지 나는 수없이 많은 후회를 했다. 쫓기듯 결정했던 자퇴도, 맘껏 즐기지 못했던 고등학생으로서의 시간도, 용기가 없어서 하지 못했던 말들도, 나 스스로 내려놓았던 간절했던 기회도, 꿈틀리에 와서 헤매던 시간조차도. 그런데 돌아보니 그 시간 들이 너무 아까웠다. 후회했던 시간 들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
어느 것 중 하나를 선택했을 때 적당히 후회하고, 후에 또 따라오는 후회는 그냥 기회비용으로 넘겨버리기로 했다. 그것이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한 내 첫걸음이었다. 서른 살의 나는 후회 없이 살아왔고, 후회 없이 살고 있고, 후회 없이 살아갈 사람이기를. 너무 많은 후회는 그저 또 다른 후회를 불러올 뿐이니까.
서른 살의 나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었을 때,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을 따라 함께 집회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그때 내가 마주한 사회는 참혹했다. 어린 시절 동경의 존재였던 경찰조차 우리가 아닌 권력 있고 돈 있는 자들을 지켰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동심이 깨지는 순간들이었다. 그저 나이만 어른인 어른들이 많았다. 가짜어른들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 가짜어른들은 아주 멀리, 나와는 다른 세상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나의 짧은 생각이 깨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의 삶에도 여과 없이 등장했기 때문에. 나의 십 대 중반에 마주했던 어른들은 나에게 살면서 지우지 못할 큰 상처를 남겼다. 그 속에서 나는 곪아가면서 생각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어른은 저런 모습일까?' 그리고 다짐했다. '나는 절대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 하고 말이다.
조금 다른 어른들을 만나다
그렇게 어른에 대한 불신을 안고 살아가던 중 조금 다른 어른들을 만났다. 가장 안전한 울타리이자 가장 든든한 동반자였다.
문제가 생기면 함께 해결책을 찾았고, 고민이 생기면 함께 고민했다. 아주 작은 상처라도 함부로 말하지 않았다. 모른 척하지 않았고, 방치하지 않았고, 회피하지 않았고, 상처 주지 않았고, 비난하지 않았다.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법을 가르쳤고, 함께하는 법을 가르쳤고, 사과하는 법을 가르쳤고, 혐오를 사랑으로 바꾸었고, 스스로 무언가 해낼 힘을 주었고, 행복의 방향을 잡아주었고,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무언가를 배우고 받아들이고 나아가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동안, 내 옆의 어른들은 묵묵히 곁을 지켜주었다. 그 안에서 나는 끊임없이 넘어지며 성장했다. 그 모든 기다림은 사랑이었다. 나는 사랑을 다시 배웠다.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하는 물음에 대답 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를 따뜻하게 품어주고, 기다려주고, 올바른 길을 가르쳐주고, 사랑하는 것. 사랑을 가르쳐 주는 것.
나는 이곳에서 진짜 어른을 만났다. 다시 다짐했다. '이렇게 살아야지, 진짜 어른이 되어야지' 하고 말이다. 나의 삶엔 가짜어른들도 많았지만, 진짜 어른들도 참 많았고, 많은 것을 얻었다. 서른 살의 나는, 나의 삶에서 만난 진짜 어른이 되어 살아가고 싶다.
서른 살의 나는,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자존감도 자기애도 바닥을 치는 사람이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나로 돌렸고 내가 나에게 상처 주는 것이 일상이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 나를 깎아내리기에 급급했다. 그게 당연한 줄 알아서 그렇게 살아갔다. 그렇게 내가 나를 미워하며 살던 중에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일 소중한 건 너야. 너한테 1순위는 네가 되어야지. 네가 너를 사랑해야지"
진심으로 건넨 그 말에 무언가 가슴을 쿵 치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는 것을 자각했다. 한동안 그 말이 맴돌아 매일 밤을 꽤 오래 뒤척였다. 그렇게 오랜 뒤척임 끝에 나의 방식을 조금씩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매일을 살아가다 속상함이 밀려오는 날엔 내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야!' 이 외침은 내가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아주 소중한 주문이 되었다.
서른 살의 나는, 누군가의 꿈이 되고 싶다. 누군가 나의 살아갈 의지가 된 적이 있었다. 좋아하고, 동경하는 마음 때문에 살아갈 의지가 된 것이 아니라, 잘 살아낼 용기를 배웠다. 막막했던 순간들에 일어날 힘을 얻었다. 다시 일어난 때에 생각했다. '나도 누군가의 꿈이 되어 살아가고 싶다'라고. 누군가의 꿈이 되어 살아갈 용기가 된다면, 그 누군가가 다시 일어났을 때 나처럼 또 다른 누군가의 꿈이 되길 바라며 살지 않을까 하고. 그것도 나에게는 또 다른 살아갈 의지가 될 것 같다.
그때의 내가 받았던 용기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고. 서른 살의 나는, 여전히 새로운 시작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유독 첫 시작이 어려웠다. 걱정이 앞섰고, 겁이 났고, 주저했다. 꿈틀리에서의 시작도 어려웠다. 하지만 그걸 넘어선 후에 나는 늘 만족했고, 더 많이 웃었고, 더 많이 성장했다. 꿈틀리처럼 말이다. 새로운 시작을 할 때면 늘 많은 것을 얻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 서른 살이 되어도 여전히 첫 시작은 어렵고 두렵겠지만 서른 살의 나도, 지금처럼 새로운 시작을 하며 살아갔으면 한다.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성장하고 더 많이 행복할 나를 위해서.
다온의 첫 자작곡 :
https://youtu.be/_XWbAWPip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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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꿈틀리인생학교 5기로 재학중인 다온(황하름)이가 보내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