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태 및 백신 수급 현황 점검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태 및 백신 수급 현황 점검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다른 나라들이 인구수보다 7~8배 백신을 확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건 그 나라 가서 물어보시라."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정세균 총리는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실태, 백신 수급 상황 및 접종 시기에 대한 긴급현안 질문'에 참여해 국민의힘 의원들과 격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정세균 총리는 역공을 취하거나, 야당의 비난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현안질의에 임했다.

"백신은 공짜 아니야... 빚은 적게 내는 게 좋다"
 

야당의 첫 타자는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재선, 경남 창원성산)이었다. 강기윤 의원은 시작부터 "정부의 대답을 보며 더 답답함을 느낀다"라며 "정부가 실체도 없고 작명자도 모르는 K-방역을 운운하며 치적을 홍보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강 의원은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백신 확보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날을 세웠다. 그러자 정세균 총리는 "그 나라들은 확진자 수가 몇 명 확인해보시라"라고 맞받아쳤다. 자리에 앉아 있던 야당 의원들로부터 항의가 나왔다.

강 의원은 재차 미국‧영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언제부터 백신 접종이 가능한지 따져 물었다. 정세균 총리는 "백신을 우리가 왜 맞느냐?"라고 되물으며 "백신을 맞는 건 예방하기 위해서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앞서 말씀하신 나라들이 하루에 확진자가 몇 명이 나오는지 혹시 통계를 아시나"라며 "영국은 몇 명이고, 미국 몇 명인가?"라고 맞섰다.

정 총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고) 일방적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고, 우리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에 맞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그 전략에 따라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 백신 접종도 시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끝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백신 접종 시점에서 백신 확보량으로 공격 포인트를 바꿨다. 다른 나라에서 인구수보다 몇 배는 많은 양을 확보했는데, 한국은 부족하다는 게 요지였다. 정 총리는 "우리는 필요한 양을 제 때에 확보한다고 하는 것이 백신 확보 전략"이라며 "5600만 명분을 확보했기 때문에 백신 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본래 4400만 명분을 확보했는데, 국민들께서 그리고 귀 당에서도 4400만 명분이 혹시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서 증량해 5600만 명 분을 계약했다"라며 "현재로서는 적당한 양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다고 하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백신은 공짜로 주는 게 아니다. 다 국민 세금으로 사는 것"이라며 "정부는 언제 어느 정도 물량을 계약하는 것이 최선인지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이 계속해서 다른 나라의 백신 확보량을 걸고 넘어지자, 정 총리는 "남의 나라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물론 참고는 한다"라며 "우리 대한민국 경우 (인구수 대비) 5~6배 사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강 의원이 "지금 많은 국민들은 빚을 내서라도 백신 맞아야 한다고 한다"라고 주장하자 "우리가 백신을 안 맞나? 맞는다. 2월에 맞는다"라며 "빚은 가능하면 적게 내는 게 좋지, 무작정 빚을 내느냐?"라고도 받아쳤다. 야당 의원들로부터 다시 고성이 터져 나왔다.

"누가 우왕좌왕했나... 야당은 말로만 하지 말고 실천하라"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태 및 백신 수급 현황 점검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태 및 백신 수급 현황 점검을 위한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정세균 총리는 그 다음 야당 순번으로 올라온 김미애 의원(초선, 부산 해운대을)과도 설전을 이어갔다.

김 의원이 최근 계속되는 사망자 발생과 중증 환자들의 병상 부족 등을 언급하며 "방역정책의 실패"라고 꼬집자, 정세균 총리는 "지금은 팬데믹 시대다. 우리 대한민국만 놓고 보면 성패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세계 다른 나라와 함께 비교하셔야지. 우리만 놓고 말하시면 안 된다"라며 "저는 실패라 생각하지 않는다. 부족함이 있었지만 실패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것.

"백신 확보를 너무 느긋하게 했다"라는 지적에는 "효과와 안전성을 따져서, 가격이나 여러 조건을 따져서 백신 계약을 하는 게 정상"이라며 " 그냥 '묻지마 계약'을 하느냐?"라고 되물었다. 김 의원이 "다른 나라는 다 비정상이냐"라고 묻자, "그거야 모른다. 그건 그 나라 가서 물어보셔야지"라는 말로 다시 받아쳤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로 장내는 소란스러워졌다.

김 의원이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동안 국민이 죽어간다"라고 꼬집자, 정 총리는 "우왕좌왕이라고? 누가 우왕좌왕인가"라고 반발했다. "어떤 것인지 한 번 말해보시라"라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의 정부 판단이 '우왕좌왕'이었는지 따진 것. 김 의원이 "국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다. 말싸움 할 것이 아니다"라고 답하자, 정 총리는 "저는 그런 국민 말씀 못 들었다. 어떤 국민이 그러시느냐"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은 "국민들이 1년 동안 죽어났다. 국무총리는 월급 못 받은 적 있나"라고 이야기하자, 정 총리는 "그런 적 있다. 몰라서 묻나"라고 답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장‧차관급 인사들의 급여를 국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일부 반납한 바 있다. 김 의원이 "국민들은 1년 동안 생계 곤란이다. 나도 월급 받는 게 미안하다"라고 말하자 정 총리는 "말로만 하시지 마시고, 실행을 하시라. 작년에 우리 정부는 실천을 했다"라고 비판했다. 야당의 공격이 '말뿐'이라는 뉘앙스였다.

#정세균#국무총리#강기윤#김미애#국민의힘
댓글118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4,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