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이적행위'를 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과거 북한 원전 건설을 추진했던 김영삼 정부, 거론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일을 이적행위라고 생각하나"라며 역공을 폈다. 이 대표는 "(이는) 선거만 닥치면 '색깔론'을 들고 나오는, 낡고 저급한 정치"라며 야당에 대한 거센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문제제기는 처음부터 가짜 쟁점이고 상상 쟁점이었다"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대표는 "삭제된 산업통상자원부 보고서 서문에는 '보고서는 내부검토자료이며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님'이라고 명시하고 있다"라며 "그것도 마무리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아 구체적 추진 방안 도출에 한계'라고 적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유엔과 미국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마당에 북한에 원전을, 그것도 극비리에 지어준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제1야당은 그런 터무니없는 내용을 사실로 전제하고 연일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과거 보수 정권 때 이뤄졌던 북한 원전 건설 논의 사례를 들며 야당의 공세에 반박했다. 그는 "북한의 원전 건설은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서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보상책으로 등장했고, 그에 따라 김영삼 정부 때 미국 주도 케도(KEDO,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사업이 시작돼 공정 30%까지 진행됐으나 좌초됐다"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국내에서 거론됐으나 남북한 양자협력사업으로 논의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은 세계적으로 평가 받는 우리의 방역을 끊임없이 깎아 내렸는데, 이젠 있지도 않은 북한 원전건설로 정치공세를 편다"라며 "야당은 무책임한 흑색선전을 접고, 코로나로 고통 받는 국민들을 도울 정책을 내놓고 우리와 경쟁해달라"라고 촉구했다.
"철지난 색깔론" "망국적 매카시즘" 민주당 지도부 총력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등 다른 지도부도 "철지난 색깔론" "망국적 매카시즘"이라며 총력전에 나섰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선거 때만 되면 북풍 공작을 기획하는 보수 야당의 고질병이 도졌다"라며 "이번엔 원전이다. 지난 금요일(1월 29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문재인 정부가 이적행위를 했다는 국민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황당무계한 입장을 발표했다"라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북한 원전 건설을 계획하거나 추진한 바 없고, 당연하게도 남북간에 어떤 논의도 이뤄진 바 없다"라며 "판문점 회담 당시 한반도 신(新)경제 구상에는 '원전'이란 단어조차 들어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이 이런 상식적 사실을 모를 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황당무계한 주장을 하는 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망국적 매카시즘(정치적 반대자나 집단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려는 태도·행위)"이라며 "코로나 극복을 위해 여야가 힘을 햡쳐도 부족한데, 가짜뉴스와 망국적 색깔론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소모적 정쟁을 중단할 것을 국민의힘에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고 했는데, 근거 없는 가짜뉴스와 철지난 색깔론을 하려고 비대위원장을 맡았나"라고 비난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아직도 '북'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냉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참 딱하다"라며 "국민의힘은 없는 말을 지어내며 이적행위라고 운운한 데 대해 이제라도 취소하고 공개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양향자 최고위원 역시 "(김종인 위원장의) 이적행위 발언이야말로 거짓으로 국민을 편가르는 이적행위"라며 "거짓선동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이적행위를 당장 멈추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