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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하다 해고된 청원경찰들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냈던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뒤, 3일 오전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하다 해고된 청원경찰들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냈던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뒤, 3일 오전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금속노조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하다 해고된 청원경찰들이 소송에서 이겼다. 해고된 청원경찰들이 법원에 냈던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다.

대전지방법원 행정1부는 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산업보안분회(아래 금속노조) 조합원들(원고)이 중앙노동위원회(피고, 대우조선해양은 피고보조참가인)를 상대로 냈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금속노조는 "40년 동안 청원경찰법을 위반해 온 대우조선해양의 불법 행위에 법원의 심판이 내려졌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옛 웰리브) 소속이던 청원경찰 26명은 2019년 4월 해고되었고, 이들은 청원경찰법의 근거를 들어 '청원주'인 대우조선해양이 임용해야 한다며 다양한 투쟁을 벌여왔다.

청원경찰들은 "청원경찰법(제5조)는 '청원경찰은 청원주가 임용한다'고 분명히 정하고 있고, 시행규칙(8조)에는 '청원경찰의 임금은 청원주가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고 했다. '청원주'는 대우조선해양을 말한다.

해고된 청원경찰들은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그런데 지방-중앙노동위원회는 다르게 판단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2019년 6월 5일 "청원경찰의 비정규직 간접고용이 허용된다면 청원경찰법의 취지에 어긋나게 되고 나아가 청원경찰법 자체가 형해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부당해고'라 판정했다.

그런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재심에서 2019년 9월 24일 "부당해고가 아니다"고 판정했다. 지노위 판정이 중노위에서 180도 뒤집어진 것이다.

이에 해고된 청원경찰들은 중노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고, 이날 판결이 나온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청원경찰법의 취지에 맞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판단했고, 형식이 아닌 실질을 따져본 결과, 대우조선해양과 청원경찰 사이에 묵시적 고용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금속노조는 "대우조선해양이 그동안 청원경찰법을 위반해왔고 청원경찰 노동자들이 형식적으로는 웰리브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실제 사용자는 대우조선해양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해고 청원경찰들은 다시 투쟁에 나선다. 이들은 4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법원 판결 수용, 원직복직·직접고용 촉구 끝장투쟁"을 선포하고 농성에 들어간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노동자들이 해고되어 거리로 내몰린 지 2년이 다 되어 온다"며 "부당해고라는 1심 판결이 내려졌지만, 대우조선해양이 대법원까지 재판을 끌고 간다면 또 몇 년 동안 거리를 떠돌아야 할지 모르는 것이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노동현장의 현실"이라고 했다.

이들은 "청원경찰 노동자들은 이를 용납할 수 없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 그것은 해고 노동자와 그 가정을 서서히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35년 넘게 청춘을 바쳤고 곧 정년을 앞둔 선배 노동자를 해고자로 불명예스럽게 떠나보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속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청원경찰 노동자들은 끝장 투쟁을 결의한다"며 "천막농성으로 안 되면 단식투쟁으로, 단식투쟁으로 안 되면 고공농성으로, 고공농성으로도 안 되면 그보다 더한 투쟁을 해서라도 대우조선해양의 불법을 끝장낼 것"이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하다 해고된 청원경찰들은 2020년 3월 30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문-남문을 돌아오는 삼보일배를 벌였다.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하다 해고된 청원경찰들은 2020년 3월 30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문-남문을 돌아오는 삼보일배를 벌였다. ⓒ 송태완

#청원경찰#대우조선해양#대전지방법원#중앙노동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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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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