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야권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을 향해 "자신도 지고 상대도 지게 만드는 '패배자의 함정'에 빠지지 말도록, 우리는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라는 생각으로 함께 뜻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자신과 '제3지대 단일화'를 하기로 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한 말로 풀이된다. 이날 예정돼 있던 두 사람의 첫 TV 토론회는 실무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특히 국민의당과 금 전 의원 측은 첫 TV 토론회 무산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관련 기사:
안철수-금태섭 TV토론, 하루 앞두고 무산... 서로 '네 탓').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은 국민을 바라보고 하는 것이다. 상대방만 보고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흠집이라도 내겠다는 생각은, 결국 여당만 이롭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 연휴를 기점으로 정권 심판과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기세는 더욱 높아졌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이제 야권이 아름다운 단일화와 연대의 모습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제게 부여될 역할이 무엇이든, 제 소임이 어떤 것이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의 야권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한 투쟁에 제 모든 것을 걸고 임하고 있다"며 "저의 이런 다짐과 노력이 반드시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안 대표 언급과 달리, 첫 TV토론회 무산에 대한 책임 미루기는 계속 진행 중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당초 2월 15일과 2월 25일 두 차례 토론을 진행하고 3월 1일까지 단일 후보를 확정하기로 협상했는데, 설 연휴 직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예전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유권해석 사례를 보내주면서 방송토론을 1회에 한정한다는 등 내용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수정된 사항을 협의하려 어제 실무협상을 다시 하자고 제안했는데 금태섭 전 의원 측에서 협상장에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금 전 의원 측은 "안 대표 측에서 실무협상 과정에서 (토론회 주관 방송사로) 하나의 매체만을 고집하고 있고, 다른 매체랑 할 경우엔 안 대표 측에서 토론 방식을 정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실무협상 중단'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중앙선관위의 공문 내용과 관련해선 "선관위가 20년 전 사례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지상파(방송)밖에 없던 시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