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2일 LH 사태에 대한 특검을 전격 제안했다. LH 사태로 인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 악화를 타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불과 35분만에 "특검을 통해 국민들이 조사와 수사를 더 신뢰할 수 있다면 진행해야 한다. 야당과 즉시 협의하겠다"면서 즉각 제안을 수용했다.
먼저 운을 띄운 건 박 후보였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어제(11일) LH 사태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단 발표가 있었다"라며 "조사 결과 투기 의심사례가 추가로 확인됐지만 시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공직을 이용한 부당 이득을 반드시 몰수하고 과거부터 우리 사회 관행처럼 이어온 투기의 고리는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절연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당에 특검을 정식으로 건의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김태년 원내대표님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약 35분만에 박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오전 10시 35분께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건 조사와 수사에 대한 신뢰를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한다면 특검을 수용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합동조사단에서 (LH와 국토교통부)직원들 전수조사를 해서 발표를 했는데 이는 1차 조사결과이고, 앞으로 2차 조사를 통해 가족 명의나 차명에 의한 거래도 밝혀지게 된다"면서도 "정말로 한 점 의혹도 없이 이번 LH 투기 관련 다 밝혀졌다고 신뢰할 수 없다면, 특검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민주당은 공공기관 임직원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편취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특검에 대해)야당과 즉시 협의하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검이 이른바 현재 여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기조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계 없이 특검은 제도적으로 법령에 의해 마련돼 있는 제도"라며 "검경 수사권 조장과 (특검은) 관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당시 LH 사장을 지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책임론에 대해선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