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와인 책을 출간한 임승수라고 합니다. 책 제목은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인데요. 출간 소식을 알릴 방법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 컸습니다. 생계형 작가이다 보니 코로나 사태에 직격탄을 맞아 책 판매를 위해서라면 나쁜 짓 빼고는 다 해야 할 상황이거든요.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저자인 제가 직접 홍보 글을 올렸는데,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홍보 게시물이다 보니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와인 파는 곳에 직접 가서 홍보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와인 애호가들에게 너무나 유명한 김포 와인아울렛 떼루아를 방문해서 직접 알리기로 마음먹었죠. 떼루아를 방문하는 분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 특별한 아이템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사진 속의 티셔츠와 마스크입니다.
티셔츠에 '책출간'이라는 문구와 함께 책 표지를 인쇄했습니다. 마스크에는 검은색 테이프로 '저자'라고 붙였어요. 저자가 직접 홍보하고 있음을 어떻게든 알리고 싶었거든요. 떼루아 매장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나눠드릴 홍보물을 챙겨서 매장으로 향했습니다.
떼루아 측에 양해를 구하기 위해서 우선 와인을 구매했습니다. 사진의 와인들 보이시죠? 제가 좋아하는 피노 그리지오 품종의 와인입니다. 떼루아에서 지금 12,000원에 파는데 한식과도 아주 잘 어울려요.
계산대에서 와인 구매 비용을 지불하며 직원분께 제 책을 한 권 드렸어요. 그러면서 홍보에 대한 양해를 구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시더라고요. 와인 책이 많이 팔리면 떼루아에도 좋지 않겠느냐고 덕담도 해주시고요. 사실 책에 떼루아 와인아울렛 얘기도 많이 썼어요. 가격도 착하고 와인 종류도 많아 제가 자주 찾아가는 매장이거든요.
매장 밖으로 나와서 주차 관리하는 분께도 이래저래 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사진의 연두색 옷 입은 분이 주차 관리하는 분이에요. 저자가 직접 거리에서 발로 뛰는 모습에 뭔가 짠한 느낌을 받으셨는지 홍보하는 내내 응원해주셨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홍보에 돌입합니다. 손에 홍보물을 잔뜩 들고 떼루아 방문하시는 분들께로 향했습니다. 저자가 이렇게 노골적인 티셔츠를 입고 마스크에 '저자'라고 써 붙이고 홍보하려니 솔직히 무척 민망한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글 쓰는 아빠를 응원하는 초등학생 두 딸을 떠올리며 스스로 주문을 걸었습니다. "You can do it." 남자는 약하지만, 아버지는 강하니까요.
처음에는 쭈뼛쭈뼛 대며 모기소리로 부끄럽게 홍보지를 건넸습니다.
"안녕하세요... 와인 책 나왔는데요... 제가 저자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한 분 두 분 만나는 분마다 저자가 직접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시더라고요. 홍보물도 잘 받아주시고요. 그래서 인사할 때 고개도 팍팍 숙이고 점점 힘이 났습니다. 다음 사진들처럼 말이죠.
뭔가 근사한 장면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책 홍보에서 새 역사를 썼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른 저자가 이렇게 홍보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거든요. 와인에 몹시 진심인 만큼, 판매에서도 몹시 진심을 발휘했다는 뿌듯함이 들었습니다.
이런 진심을 알아주셔서인지 책이 출간하자마자 예스24 와인 분야 베스트 1위로 올랐습니다. 와인 애호가들의 성경인 <와인 폴리>가 아래 쪽에 있으니 뭔가 비현실적인 기분이 들더라고요.
일반적인 와인 책들과 달리 제가 직접 경험한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에세이 스타일'로 썼기 때문에, 편하게 술술 읽으며 와인 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전단지를 직접 돌리는 정성 이상으로 글에 공을 들였습니다.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께 자신 있게 권해드립니다. 여러 가지로 바쁘실 텐데 귀중한 시간 내어 코로나 시대 짠내나는 저자의 생존법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