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집단해고 철회하라"  1천여 명의 서명을 받은 신라대 학생들이 24일 지난달 해고된 청소 노동자들과 함께 '해고 철회'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대학경영 악화 책임을 구성원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지난 10일부터 2주간 1005명의 서명을 받았다.
"집단해고 철회하라" 1천여 명의 서명을 받은 신라대 학생들이 24일 지난달 해고된 청소 노동자들과 함께 '해고 철회'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대학경영 악화 책임을 구성원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지난 10일부터 2주간 1005명의 서명을 받았다. ⓒ 청소노동자를 지지하는 신라대학생모임


신라대학교 학생 1천여 명이 "대학경영 악화의 책임을 구성원에게 떠넘기지 말라"며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의 해결을 24일 촉구했다. 신라대 청소노동자 수십여 명은 지난달 계약해지 이후 대학본관 등에서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장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신라대 학생들이 해고 청소노동자 지지서명한 이유

부산 사상구에 있는 4년제 사립대학교인 신라대는 지난달 용역업체에 고용된 청소노동자 51명에 대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대학 재정이 열악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신라대는 입학 정원이 줄고, 등록금 동결 상황으로 청소노동자들을 더는 고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청소 자동화 장비를 사들이거나 교직원들이 직접 건물을 청소하는 방법으로 용역업체에 지급했던 17억 원의 예산을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청소노동자들이 지방대학 재정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셈인데, 해고 당사자들은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지난달 23일부터 대학본부 등에서 시작한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은 이날로 30일째를 맞았다. 평균 연령 60대 이상인 여성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학교 측의 직접 고용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조합원은 "농성을 계속할 계획이다.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이렇게 내몰리면 어디로 갈 곳이 없다"고 답답함을 내비쳤다.

이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부산일반노조 신라대지회는 "가장 취약한 최저임금의 비정규직 간접고용노동자에게 경영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학교 측을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청소, 용역노동자를 대학의 구성원이나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일개 소모품으로 보는 잔인한 사고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해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용역이라고 마음대로 자른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나는 가장이다. 내 가족까지 길거리로 내 몰지 마라” 신라대 청소노동자들의 손팻말
“나는 가장이다. 내 가족까지 길거리로 내 몰지 마라” 신라대 청소노동자들의 손팻말 ⓒ 이윤경
 
신라대 학생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모여서 모임을 결성하고 지난 10일부터 2주 동안 서명운동을 펼쳤다. ▲대학경영 악화 책임을 구성원에게 떠넘기지 말 것 ▲필수노동을 하는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계약해지 통보를 철회하고 직고용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서명에는 신라대 학생 1005명이 동참했다. 신라대 학생 1만여 명 가운데 10%가 '해고 철회 요구'에 동참한 것이다.

이들은 청소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그동안 받은 서명지를 이날 신라대 총장에게 직접 전달했다. 서명을 주도한 이강희(전기전자, 3학년) 학생은 "청소노동자들도 학교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엄연한 학교의 구성원으로 길게는 20년 동안 학교를 위해 힘써주셨다. 경영난을 이유로 이렇게 단번에 잘라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노동자 해고 이후 다음엔 이번처럼 다른 교직원을 대량 해고할지 궁금하다"면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움직임에 노조도 감사를 표시했다. 부산일반노조 박문석 위원장은 "학생들이 나서서 청소노동자 해고가 반사회적인 행위라는 것을 알려줘서 고맙다. 학교 당국보다 훨씬 더 올바른 판단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부산 신라대학교#청소노동자#집단해고#장기 농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