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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4월 5일 양곤 알론(Ahlone)에서 시위 중 사망한 이들을 기리며 행진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4월 5일 양곤 알론(Ahlone)에서 시위 중 사망한 이들을 기리며 행진하고 있다. ⓒ MPA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유일 합법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가 출범하는 대로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군부를 제소할 것이다.

이와 함께 유엔이 보호책임(R2P)을 다해 곧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거라고 믿는다. 이 밖의 모든 국제적 도움도 기대하고 있다."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에 참여하고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인 국회의원이 국제사회에 이같이 호소하고 나섰다.

이 국회의원은 현재 미얀마 상황에 대해 "무장한 군부는 오늘도 시위대에게 총을 쏘고 있다"고 했다.

미얀마 국민들은 시민불복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일부 시위대는 손으로 직접 제작한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군경의 폭력 진압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일 뿐"이라며 "시위대가 아직도 비폭력 저항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오마이뉴스>는 <경남도민일보>와 함께 미얀마 현지와 소통하고 있는 한국미얀마연대, 경남이주민센터를 통해 국회의원을 접촉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얀마 군부는 해외 언론과 인터뷰하는 정치인이나 시민들을 탄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이 국회의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사진이나 이름 등을 밝히지 않는다.

다음은 미얀마 국회의원과 한 인터뷰 전문이다.

- CRPH, 그리고 당신을 소개한다면.

"CRPH는 2020년 11월 총선에서 선출된 미얀마 연방의회 국회의원 중 17명의 대표로 구성된 위원회이며, 합법적인 민주정부 역할을 대신하는 기구다. 나는 CRPH 대표는 아니지만, 이번 총선에서 국민에 의해 당선된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 국회의원이다."

- 쿠데타 이후 현재까지 미얀마 시민들이 입은 피해는.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8일 기준 최소 606명의 사망자, 2751명 이상의 구금자가 발생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 군부의 학살이 갈수록 심해지는데, 시민들의 저항 양상은.

"무장한 군부는 오늘도 시위대에게 총을 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손으로 직접 제작한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군경의 폭력 진압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일 뿐이다. 우리는 시위대가 아직도 비폭력저항운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본다."

- 2020년 11월 총선에서 이긴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은 예전 군부가 만든 헌법 개정을 추진했다고 들었다. 현재 헌법, 어떤 내용인가.

"미얀마 헌법은 2008년 군부가 과거 군사정권 범죄와 부패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 최악의 독소 조항은 연방의회 의원의 4분의 1이 군부 대표자여야 한다는 조항, 그리고 헌법 개정은 연방의회 의원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5년 NLD가 선거에서 승리하고도 헌법을 개정할 수 없었다."

- 국제사회는 헌법 개정 시도를 군부 쿠데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본다. 쿠데타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쿠데타에 미처 대비하지 못했다. 우리는 군부가 만들어 놓은 2008년 헌법의 틀 안에서 움직여 왔기 때문이다. 군부는 2008년 헌법을 만들고 어용 정당을 통해 합법적으로 정부를 장악하려 했지만, 지난 2015년 선거에서 NLD가 집권하면서 뜻을 이룰 수 없었다.

그래서 군부는 2020년 총선 결과를 지켜본 뒤, NLD가 연방의회 의석 4분의 3을 얻지 못하면 군부를 지지하는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나머지 의석은 확보해 둔 상태니까. 그러나 NLD는 총선거에서 의석의 82%를 얻어 승리했다. 군사정부로서는 NLD가 헌법을 개정하면 다시는 집권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는 실제로 개헌을 준비 중이었다."

- NLD 정치인들이 당하고 있는 피해 양상은.

"우리는 감금된 지도자들이 가택연금 상태인지, 교도소 내에서 억압당하고 있는 상황인지, 어떤 확실한 정보도 얻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정치인들 역시 모두 수배가 떨어졌고, 군부에 붙잡히는 순간 즉결 처분될 수도 있다. 현재 거처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군부를 피하는 중이다."

- 군부는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의 비리 혐의를 추가 기소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군부는 표 민 떼인 양곤주지사와 사업가 마웅 웨트가 수치 고문에게 뇌물을 줬다고 폭로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명백한 가짜 영상이다. 두 사람은 쿠데타 직후 군부에게 구금됐던 사람들이다. NLD와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가 동영상을 조작했다고 본다.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했거나, 증언자에게 진술을 강요한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노벨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이 결코 그런 종류의 부정부패 행위와 관련이 없다고 믿고 있다."

- 현재 CRPH의 활동과 당면 목표는?

"CRPH는 3월 31일 새로운 연방 민주주의 헌장을 발표했다. 우선, 군부가 만든 2008년 헌법을 폐기하는 내용이 담겼다. 테러집단인 미얀마 군부가 스스로 어겨 그 효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얀마 연방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을 포함해 민주주의·평등·자치권을 완전히 보장하는 연방체제국가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CRPH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유일 합법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가 출범하는 대로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군부를 제소할 것이다. 이와 함께 유엔이 보호책임(R2P)을 다해 곧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거라고 믿는다. 이밖의 모든 국제적 도움도 기대하고 있다."

- 독재정권과 민주화운동 경험을 공유한 한국인들도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고 있다. 특히, 경남은 한국 민주화운동사에서 최초로 사상자가 나온 지역으로, 매주 미얀마교민들과 미얀마민주화를 지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해 주시는 한국 정부, 한국인, 그리고 경남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들에게 현지 소식을 전해 주는 한국 언론에도 감사를 전한다."

#미얀마#군부 쿠데타#국회의원#민주주의민족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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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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