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29일 오전 고 정진석 추기경을 조문하고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세례명 티모테오)은 배우자 김정숙 여사와 함께 정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을 찾았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문 대통령 부부는 장례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아 조문을 했다.
명동대성당 성전으로 나란히 입장한 문 대통령 부부는 제대 앞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 정진석 추기경 앞에 서서 성호를 그은 뒤 두 손을 모은 채 눈을 감고 개별기도로 애도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먼저 고개를 들고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 고 정진석 추기경을 바라봤고, 김정숙 여사가 기도를 마친 뒤 문 대통령 부부는 유리관 앞으로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염 추기경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잠시 뒤 서울대교구 관계자가 고 정진석 추기경 사진이 담긴 기도문을 전달해 염 추기경의 기도에 따라 추모 기도를 했다. 이때 문 대통령은 안경을 벗은 채 추모기도를 올렸고, 기도를 마친 뒤 다시 안경을 썼다. 조문을 마친 후 문 대통령 부부는 염 추기경과 명동성당 주교관 별관에서 짧게 환담한 뒤 조문을 마쳤다.
이날 정 추기경의 조문을 위해 명동성당을 찾은 추모객들에 대한 통제는 따로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 부부가 조문을 위해 입장한 이후 잠시 통제가 이뤄졌고, 이미 성전 내에 들어와서 연미사를 보고 있던 신자들은 그대로 미사를 진행했다. 명동성당 측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연미사 인원을 최대 8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편, 고 정진석 추기경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장례 마지막 날인 5월 1일 오전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장례미사가 거행될 예정이다. 고인의 시신은 장지인 경기 용인 성직자묘역에 안장된다.
1998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정 추기경은 2006년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에 서임됐다.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오후 10시 15분 입원 중이던 서울성모병원에서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90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