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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방역절차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과 관련해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하는 데다 앞서 보고되지 않았던 인도발(發) '이중 변이'까지 확인되면서 '4차 유행'이 본격 확산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방역절차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과 관련해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하는 데다 앞서 보고되지 않았던 인도발(發) '이중 변이'까지 확인되면서 '4차 유행'이 본격 확산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울산에서의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현재 울산은 학교를 중심으로 집단유행이 발생하고 있고, 주간 평균 1일 확진자가 39.1명으로 서울, 경기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많다. 112만 8천여명이라는 울산 인구를 감안하면, 17개시도 중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이는 울산 내에서 영국발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방역당국이 3월 2주차부터 4월 2주차까지 6주간 울산지역 확진자 80명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63.8%인 51명에게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 4일 기준 울산에서는 12개 집단 76명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확진자도 337명에 다다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3월부터 울산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4월 29일에 펴낸 '주간 건강과 질병'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변이 바이러스 집단사례 관련(역학적 관련사례 포함) 확진자 153명 중 무려 75명(49%)이 울산에서 나왔다. 

울산에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 것은 3월 초다. 지난 3월 8일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 환자가 41명이 확진된 '부산 장례식장발 집단감염'의 지표환자였던 것이다.

현재 울산에서 우세종이 된 영국 변이 바이러스(501Y.V1)의 경우 통상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1.7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이 전국에서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이 가장 높은 이유 역시 전파력이 높은 영국 변이가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정은경 "'갑자기 가속화됐다'고 보기 어려워... 백신, 영국 변이엔 효과 있어"

다만 변이 바이러스가 현재의 방역 시스템을 무너트릴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지난 1주간 질병청이 코로나19 확진자 656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97건(14.8%)가 변이 바이러스로 검출됐다. 유럽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은 이미 지난달에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한국은 비교적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셈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변이가 지난해 하반기 정도부터 계속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올 3~4월 들면서 변이의 비율이 좀 더 높아지고 있다"라면서도 "'갑자기 가속화됐다'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최근에 부·울·경 지역 유행 발생에서의 주요한 바이러스의 종류가 영국 변이로 확인이 되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에 들어온 변이 바이러스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 변이' (영국 551건, 남아프리카공화국 71건, 브라질 10건)가 기존 백신과 항체치료제를 써도 예방이나 치료 효과가 비슷하다는 점이 다행스러운 지점이다. 영국 변이는 '중증도' 역시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청장은 "남아공 변이의 경우에는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효과가 떨어진다. 좀 더 위중한 남아공 변이의 유입과 차단을, 확산이 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남아공 변이에 대해서는 좀 더 유입 차단 그리고 국내 사례에서 발생됐을 때 광범위한 접촉자 관리를 통해서 확산되는 것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영국 변이는 울산지역, 경기도의 남부지역, 충북의 일부, 전북의 일부 사업장에서 보고가 돼서 해당 지역에서는 감시를 좀 더 강화하고, 또 확진자에 대해서는 변이 분석을 좀 더 확대하고 있다. 또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된 경우에는 접촉자의 범위를 좀 더 광범위하게 설정해서 검사를 진행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최근 논란이 된 '인도 변이'의 경우 브라질, 남아공처럼 변이로서의 중요한 위치는 확인되지 않고, 분석과 연구가 더 필요한 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백신을 2번 접종했음에도 감염되는 소위 '돌파감염' 역시 한국에서는 아직 확인된 사실이 없다. 정 청장은 "만약에 돌파감염 사례가 확인되게 되면 저희가 그 감염 사례에 대해서는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변이 분석을 해서 변이로 인한 돌파감염인지, 면역이 충분하게 형성이 안 된 건지 하는 그런 감염인지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 유행 잘 늦추고 있어... 백신 접종률 높여야"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4차 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월 5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방역복을 입은 해외 입국자들이 임시 격리시설로 향하고 있다.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4차 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월 5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방역복을 입은 해외 입국자들이 임시 격리시설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현재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는만큼, 전문가들은 입국자 관리와 더불어 백신 접종의 빠른 시행이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우세종이 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현재 한국은 변이 바이러스 유행을 굉장히 잘 늦추고 있는 상태다. 국민들이 방역에 잘 참여해주셨기 때문"이라며 "결국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 사회 확산을 막으려면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울산 등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일부 지역에 백신 접종을 집중시키는 것은 대책이 될 수 없다며, "한 지역에 집중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전체적인 방역을 잘해야 한다. 다만 울산 지역의 고위험군 접종 완료는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입국자 관리와 더불어 변이 바이러스는 특별한 모니터링을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존의 방역 체계와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고, 실제로 그 정도로 심각한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홍 교수는 "결국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접종 속도' 아니겠나. 백신 접종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변이바이러스#코로나19#정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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