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의 한 병원에서 20대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AZ의 30대 미만 접종을 제한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발견된 사례가 없지만, 희귀 혈전증이 젊은 층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산 지역 일간지인 <국제신문>은 11일 "지난 3일 사하구의 A병원에서 20대 남성 B씨가 AZ백신을 접종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A병원 측은 B씨의 나이와 신분증 확인 등을 하지 않고 접종부터 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대기접종자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으며 접종 예약자가 나타나지 않아 백신을 맞는 이른 바 '노쇼 접종'을 했다.
방역당국도 이런 사실이 맞다고 밝혔다. 사하구 보건소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이날 오후 4시쯤 B씨가 노쇼 백신 접종을 마쳤다. 그러나 병원 측이 백신 대상자인지 확인 없이 미리 접종부터 하고 이후 시스템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접종 이후 B씨의 나이를 알아챈 병원 측은 이러한 사실을 보건소에 신고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이틀에 한 번씩 B씨의 이상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B씨는 접종 이후에도 특이점이 없어 당일 바로 귀가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어제도 전화를 한 결과 별다른 증상은 없었다"면서 "경과 관찰은 7일간 이루어졌고, 이후 6주간 추가적인 확인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B씨 사례로 보건소는 사하구 내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위탁의료기관 11곳에 접종 전 신분증 확인 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방역당국도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에 관련 공지를 게재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은 AZ 백신 접종 과정에서 드물게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특이한 혈전증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유럽의약품청은 이같은 혈전이 아주 희귀한 사례이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위험성보다 더 크다며 18세 이상 연령대의 백신 사용을 제한하지 않았다.
그러나 각국은 상황에 맞게 AZ 접종 제한 연령을 조정하고 있다. 독일은 제한을 기존 6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낮췄고, 영국은 30세 이상에서 40세 이상으로 높였다. 우리 정부는 일단 30세 이상 접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