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3일 "국정운영의 주무부처 장관을 선정하는 일은 야구경기가 아니다. 1명의 희생 플라이볼로 적당히 땜질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당에서 '부적격' 판단을 내린 장관 후보자 3인, 임혜숙(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해양수산부)·노형욱(국토교통부) 중 1명을 여당에서 선택적으로 낙마시킨다고 해도 수용하기 어렵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 부적격 후보자 임혜숙·박준영·노형욱 3명의 인사 문제를 둘러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태도는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으로 가득 차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에는 민심은 없고 '문심(文心. 문 대통령의 의중)'만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 "일반 국민의 평균적 도덕성에도 못 미치는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세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당연한 의무"라며 "그러나 대통령의 옹고집과 대통령의 심기를 먼저 살피는 여당 의원들의 눈치 빠른 행동에 국민도, 야당도, 민생도 패싱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3명이든, 4명이든 자격 없는 후보자는 모두 지명철회해야 되는 것이지 1명 낙마냐, 아니냐는 숫자놀음으로 국민들을 속이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마치 흥정하듯 여론을 간보는 듯한 청와대의 행태나 김부겸 총리 후보 인준안으로 또 다시 야당을 겁박하면서 밀어붙이는 여당의 습관성 힘자랑이 계속된다면 여론악화와 정국경색의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있다"고 경고했다.
또 "설령 대통령이 속한 진영인사가 아니라 하더라도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를 탈진영적으로 발탁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라며 "문 대통령은 국민과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고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협치를 통한 정상적 국정운영을 할 것인지 더 늦기 전에 오늘이라도 결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다시 만나 총리 임명동의안 인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윤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오늘(13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