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대구 북구청에서 시작한 17일차 행진은 대구 금호강을 건너가 마무리 됐다. 낙동강의 지류인 금호강은 대구의 북쪽을 돌아 흐른다. 행진단이 건넌 팔달교는 옛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갈 때 대구를 지나는 유일한 길목이었다고 한다. 또 동쪽의 대구시내와 대구북서쪽을 이어주는 다리로 대구와 경북 지역을 잇는 북구 칠곡(강북)지구의 생명선이나 다름없는 곳이라고 한다.
도보행진을 통해 지역과 지역이 연결되는 곳,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는 '길'의 의미를 더 깊게 고민하게 된다. 행진단은 '남북철도를 잇는 것이 민족의 생명줄을 잇는 것'이라는 행진 취지를 새기며 스스로 참여한 이 행진이 남북철도 연결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랐다.
그런 행진단의 바람이 전달되어서인지 북한이 고향이라고 한 어르신 한 분은 "남북이 분단되고 철도가 끊어져 고향에 못 가고 있다. 철도가 연결되어 하루빨리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하며 행진단의 행렬이 다 지나갈 때까지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기도 했다.
행진단이 만난 또 다른 70대 어르신은 "남북철도 이으면 좋지! 그런데 (정부가) 안 하잖아?"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서 국민들이 모여 행진하며 문재인 정부에게 남북철도 이으라고 하는 겁니다"라고 답하니 "고생 많으소"라며 수긍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비를 맞고 캠페인을 하는 행진단에게 "좋은 일하시는데 비를 맞고 하시냐?"며, 자신이 쓰고 있던 우산을 주기도 하고, 20대 청년은 먼저 다가와 "남북철도가 반드시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며 호응하기도 했다.
이날 행진단에는 특별한 참가자들이 있었는데 바로 생일을 맞아 가족단위로 참여한 이들이었다. 순천에서 온 신삼식씨는 "오늘이 제 환갑이다. 생일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밥 한끼 먹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남북통일을 바라며 한 걸음, 한 함성을 외치며 행진에 참여하는 것도 뜻 깊은 일이라 생각하고 참가하게 됐다. 오늘 생일은 여러분들과 함께 보내려 한다"고 했다. 행진 참가자 모두가 신삼식씨의 생일을 축하하했다.
전날 사드공사장비 저지 활동에 참여했던 소성리 평화지킴이들도 행진에 참여했다. "북한 미사일 막는다며 들여온 주한미군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 못막는다. 법적 근거도 없이 사드 배치했다. 환경영향평가법도 어기면서 공사부터 한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사드 성능개량도 모른 체하고 불법 사드기지 공사도 강행하고 있다. 남북 철도연결 되고 남북관계가 풀리면 사드가 있을 명분도 사라진다. 부산에서 대구로 넘어온 행진이 임진각으로 평양을 넘어 유라시아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힘을 내자"고 했다.
이날 행진에는 평통사 회원들, 소성리 지킴이들, 평화철도, 전교조, 철도노조 조합원, 시민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