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결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양국이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을 비롯한 첨단 제조 분야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1일(아래 현지시각) 오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스트룸에서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님과 나는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부합한 새로운 분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문재인 "백신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한미동맹 공고함 보여줘"
바이든 "한국 55만 장병 백신접종... 미국 백신 생산업체와 한국 협력 방안 구상"
우선 문재인 대통령은 "당면 과제인 코로나 극복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선진기술과 한국의 생산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의 협력은 전 세계 백신 공급을 늘려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며,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을 통해 다자협력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이러한 백신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발표가 있었다"고 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미국 측의 '중요한 발표'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지금 한국의 55만 장병들이 미국군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데, 55만 명 전부 한국 장병들에게 백신 접종을 해 양쪽 장병들이 협업하는 데 어려움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면서 "이에 더해서 저희가 백신을 생산하는 부분에 있어서 미국의 주요 백신 생산업체와 함께 협력해서 생산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고, 한국이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정교한 도움을 주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주정부 차원에서도 굉장히 창의적인 방법을 동원해 백신 접종을 늘리고자 하고 있다"면서 "제가 문 대통령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이 (백신 접종을) 미-한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 세계 이야기하고 이런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고는 "우리가 우리의 능력을 증진시키고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다해서 전 세계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계셔서 제가 존경한다"면서 "야심찬 제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능력 가진 국가들은 계속 이런 부분에 매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군에 대한 백신 공급 발표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미국의 발표는 한미동맹의 특별한 역사를 보건 분야로까지 확장한 뜻깊은 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한미 양국의 바이오 의약품 분야의 협력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백신 공급을 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 협상 성과에 대해 기자의 질문을 받고 "미국이 가진 백신 개발 능력과 한국이 가진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결합해서 백신의 생산을 더 촉진하고, 그것을 통해서 전 세계에 백신 공급을 더 빠르게 더 많이 이룰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설명하면서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백신 공급에 더 많은 기여를 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우리 한국도 백신의 안정적인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그뿐만 아니라 미국 바이든 대통령께서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미국 측에서 직접 한국에 백신을 지원하기로 그렇게 또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 위해 한미 반도체·자동차 배터리·의약품 등 협력 강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한미 협력 강화 방안으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을 비롯한 첨단 제조 분야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시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첨단, 신흥기술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한미 양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민간 우주 탐사, 6G, 그린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고, 또한 해외 원전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기술적인 진보에 있어서도 한국과 미국이 같이 협력을 해서 이런 막 부상하는 과학기술을 같이 다듬어나가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갈 수 있다고 얘기를 했다"면서 "양국 간의 협력을 좀 더 증대시켜서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도 보다 더 잘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제조업 분야에서 미국에 투자를 약정한 한국 기업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소개하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정말 많은 유수의 한국의 국가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많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오늘 지금 삼성으로부터 200억 달러 이상 그리고 SK와 LG로부터 총 44조 원 정도의 투자 약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회사의 대표님들, 잠깐 일어나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하고선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리고는 "이런 투자로 인해서 정말 좋은 고용이 많이 창출될 것이고, 미래의 직업이 미국에서 바로 창출될 것"이라며 "그러니까 전기차 배터리나 반도체 부분의 공급망이 강화되겠고, 그래서 CEO분들께서 오늘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함께해 주실 텐데, 특히 이번에 같이 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우리 미래의 투자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추켜세웠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얻은 것]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 전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한 것뿐만 아니라 양국의 신뢰 속에 한미 미사일지침(RMG·Revised Missile Guideline)을 종료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순방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님과 나 사이에 쌓인 신뢰는 양국 국민의 우정을 깊이 다지고 한미 동맹의 지속적인 발전을 굳게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강력한 안보가 뒷받침할 때 우리는 평화를 지키고 만들어갈 수 있고, 우리 두 사람은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양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한미 방위비 협정 타결과 더불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한미 양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꼽으면서 북미 대화를 이끌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성 김(한국명 김성용)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을 임명했다는 사실을 이 자리에서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항상 대북 문제와 대북 전략과 접근에 있어서 긴밀하게 참여를 시킬 것"이라며 "김성(성 김) 한국 외교관님께서 또한 미국의 특사로서 북한 문제에 잘 알고 계시는 분께서도 함께해 주셨다"고 말하며 직접 소개했다.
문 대통령도 성 김 특별대표에 대해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통한 외교를 할 것이며 이미 대화의 준비가 되어있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탁월한 분이 임명이 되어 더욱 기대가 크다"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얻은 것] 한미일 안보협력·글로벌 리더십 향상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이 한반도에 국한된 것이 아닌 글로벌한 문제로 확대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아세안과 쿼드, 그리고 일본과의 한미일 3자 협력 관계까지도 다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런 다자적인 문제가 지금 우리가 미얀마에서 있는 사태에서도 공동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지역의 역내 안보와 안정에 대해서 예를 들어 남중국해의 자유로운 항해를 보장하게 한다면 대만과 남중국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데 (문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다"고 알렸다.
또한 미국의 기후위기 리더십 확립을 위한 한국의 협조도 빼놓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대역병이나 생물학적인 위협에 공동 대처하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한국은 2050년 이후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로 하겠다는 그런 목표도 갖고 있다"고 직접 설명했다.
이외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코로나19 증오범죄 방지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의 견고한 지지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들이 그저 미국에서 길가를 걸어가면서도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인으로서 너무나 수치스러울 지경"이라면서 "오늘 제가 문 대통령님과 말씀을 다시 한 번 나눴었지만 우리가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이런 편견을 가지고 증오범죄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서 철저하게 맞서싸울 것을 약속드렸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미정상회담 공동발표 및 기자회견장에는 문 대통령과 동반한 '경제사절단'인 최태원 SK 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등이 세 번째 좌석에 앉아 양국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했다.
[워싱턴=공동취재단·서울=유창재 기자(yoocj@ohmynews.com)]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