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위치한 살림꽃 작업장은 5월 초부터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쉼 없이 이어졌다. 살림꽃은 바느질을 이용해 헌옷과 신발 등을 되살리는 곳이라 안 그래도 재봉틀 소리로 시끄러운 곳인데, 이곳에 지역 환경단체인 비니루없는점빵(대표 이재향)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비니루없는점빵 점원(활동가)들은 이곳에서 뜻을 함께 하는 마을주민들과 협업으로 마트에서 비닐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장바구니 219개, 채소(과일)주머니 138개를 만들었다.
비니루없는점빵 활동가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장바구니와 채소(과일)주머니, 그리고 자체 제작한 수거함까지 들고 인월면에 나왔다. 그리고 한 달여 전 이곳에 사전 방문했을 때 이 단체의 방향성에 공감을 표했던 대형마트 두 곳에 그것들을 비치했다.
"비관론자들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가까운 미래에 지구는 환경오염으로 멸망할 거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아무리 추운 날씨에도 바닷물이 잘 얼지 않는 이유는 3.5%의 소금 때문이듯이, 환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3.5%만 있으면 이 아름다운 지구를 오래도록 다음 세대로 전해줄 수 있을 거라고요." - 김은경 활동가
"점빵은 사전적으로는 작은 가게를 뜻하는 말이지만 저희는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어요. 우리의 실험이 지역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활동에 공감하고 동행해 주실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와 같이 걷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생긴다면 그만큼 우리의 아이들은 물론이고 모든 생명들은 깨끗한 물과 공기를 마시며 살아갈 수 있는 거잖아요." - 이재향 대표
비니루없는점빵은 이외에도 근처 지역 5일장에 나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자체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재활용품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산내면 18개 마을에 분리배출장 건립과 관리, 그리고 스티로폼과 아이스팩을 수거해서 필요로 하는 지역 음식점에 무료로 제공해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지역사회에 어떤 선순환을 일으킬지, 더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한 번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