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부사관 성추행·사망 사고와 관련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유족에게 제보를 받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당사자들이 해명하고 나섰다.
MBC는 지난 5일 "2주 만에 마련된 분향소... 고개 숙인 동료와 시민들" 리포트를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유가족들과 면담도 가졌는데, 당초 MBC 기자에게 제보하기 전, 국민의힘 신원식·하태경 의원에게 먼저 신고를 했던 사실을 공개하며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의원실 보좌진에게 연락했지만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이라며 "해당 의원들은 비서가 깜빡하고 전달하지 않은 것이라며 사과했다"라는 보도였다.
SBS 역시 "분향소에 추모 발길... 압수수색 자료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유족 측은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실과 하태경 의원실에 지난달 24일과 25일쯤 각각 제보했다고 밝혔다"라고 알렸다.
이에 신원식·하태경 의원과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기 시작하자, 두 의원들은 6일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하태경 "악의적 비방, 퍼져나가지 않기를 바란다"
하태경 의원은 6일 이른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 의원실이 유족의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는 보도 때문에 오해가 퍼지고 있어 사실 관계를 알려드린다"라며 "제가 이 사건을 알게 된 것은 첫 언론 보도가 나간 직후(5월 31일)였다"라고 밝혔다.
그는 "기사를 보고 너무 분노했고, 저희 의원실 직원들과 소통하는 SNS에 세부 내용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지시했다"라며 "그러자, 며칠 전에 이미 유족께서 의원실에 전화를 주셔서 사실 확인 중에 있었다고 보고를 받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그동안 알아본 내용들을 종합하여 페이스북에 이 사건에 대한 제 입장을 담은 글을 올리게 되었다"라며 "고인과 유가족들께 한 점 억울함도 남지 않도록 저도 국방위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유족께서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 다 이해를 해주셨다"라며 "그러므로, 저희 의원실에서 유족의 도움 요청을 묵살했다는 악의적 비방은 더 퍼져나가지 않기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의원실 직원이 유족의 전화를 받은 날은 5월 27일 오후였다. 5월 24일이라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라며 "통화한 직원은 내부 절차대로 해당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직원들과 공유했으며, 담당자를 지정하여 사실 확인 등을 진행 중이었다"라고도 해명했다.
신원식 "직원이 제때 보고 못해... 유가족에게 사과"
신원식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유가족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유가족께서 저희 의원실에 전화를 주셨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전화를 받았던 직원이 바로 이어온 다른 전화에 대응하느라 이를 깜빡하고 제게 보고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해명이었다.
이어 그는 "확인 즉시 유가족 분께 전화로 사과드렸다"라며 "그리고 오늘 오전에는 고인의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 분께 상세히 설명드리고, 다시금 사과드렸다"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군 출신 국방위원으로서 고인과 유가족께서 더 이상 억울해하시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저희 의원실로 인해 상처받은 유가족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라고 반복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사건을 문재인 정권의 비판 소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공군 성추행 사망 사건'의 조직적 은폐 개연성은 더 커졌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어디까지 사건 보고가 이루어졌는지, 누가 은폐에 가담했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도 '꼬리 자르기'로 끝난다면, 야당은 특검과 국정조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제는 '대통령의 시간'이다"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