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준석(36) 전 최고위원이 헌정사상 최초의 30대 원내교섭단체 대표로 선출된 것에 대해, 각 당의 청년 정치인들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내세우던 가치나 생각들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세대교체와 정치혁신에 대한 열망이 '이준석'이라는 인물을 통해 표출되었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선출은 청년의 정치 참여에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진보진영에선 '능력주의'나 '반 페미니즘' 등 이 대표가 내세우는 가치에 대한 의구심과 경각심을 드러내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이동학과 박성민의 온도차

이동학(39)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0년간 이준석 대표가 보수 내부에서 '새로운 보수'를 위해 몸부림쳤을 시간들을 미루어 짐작하면 당사자 역시 감개가 무량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진심으로 축하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현상에 대해 무시하고 폄훼하는 목소리가 있다. 물론, 타당한 비판도 있고, 우려가 담긴 과장된 비판도 있다"라며 "그 모든 것 역시 이준석 대표가 직접 떠안고 갈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국민의힘 당원들의 선택은 새로운 변화, 새로운 혁신을 선택한 실로 '위대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제 민주당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박성민(24) 전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의 여러 발언과 행보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과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온 마음을 다해 축하를 건네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일이다. 세대 교체의 열망과 정치혁신의 기대감을 받아내는 그릇으로서 이준석 후보는 쓰였다. 그리고 당 대표로 뽑혔다"라며 "이준석 당 대표께서 모든 우려를 뛰어넘어 충분히 잘 해내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전 최고위원은 "공정한 경쟁의 룰만 마련한다면, 시험을 통한 줄 세우기만을 공호화한다면 사실상 정치는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다"라며 "공정한 경쟁이라는 구호 속 '사람은' 지워지고 공허한 경정과 메마른 경쟁만이 남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지향점에 대해 뜨겁게 토론해보자"라고 밝혔다. 기존에 이 대표가 밝혔던 '공정론'에 대해 우회적으로 지적하고, 앞으로 정치적 대립각을 세우며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장혜영 "모두에게 똑같은 시험지 쥐어주는 것 공정 아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철도하나로운동본부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수서행 KTX 운행과 고속철도 통합을 촉구하고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철도하나로운동본부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수서행 KTX 운행과 고속철도 통합을 촉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장혜영(34)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의 당선을 축하한다. 나이가 정치에 있어 본질적 제약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었다"라면서 "이준석 대표의 첫마디가 구태와의 결별 그리고 다른 생각과의 공존이라는 점, 참으로 반갑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오늘 이준석 대표의 당선소감을 또 한 분의 성소수자 청년의 빈소를 방문하고 나오는 길에 읽었다. 이준석 대표는 시험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호언장담했다"라며, 이를 반박하듯 현실적으로 소수자들이 차별과 혐오의 의해 기회를 얻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이준석 대표께 상기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합격생은 시험 성적 때문이 아니라 차별과 혐오 때문에 입학을 포기했습니다. 고 변희수 하사는 포격 실력이 아니라 차별과 혐오 때문에 직업을 잃고 목숨마저 잃었습니다. 수많은 장애인들은 지금도 오직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설로 보내져 수많은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합니다.

이준석 대표의 시험지가 온몸으로 구조적 불평등을 겪고 있는 이 모든 운동장 밖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지 진심으로 기대하겠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은 시험지를 쥐어주는 것이 겨우 이준석의 공정은 아닐 것이라 믿습니다."


장 의원은 "만일 인생이 하나의 시험이라면 그 시험의 목표는 오직 존엄한 삶이며, 정치인의 책무는 그 어떤 시민도 그 시험에서 낙오하지 않게 하는 것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강민진(26) 청년당의당 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당선을 축하합니다. 저는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견해와 행보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가 해낸 일의 의미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라며 축하메시지를 건넸다. 

하지만 강 대표 역시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은 투명한 '경쟁'의 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시리라 믿는다. 우리는 그 상대편에서 '사회'를 만들겠다"라며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 다르게 보상하는 경쟁은 시장의 원리일지 모르지만, 사회를 운용하는 정치의 원리일 수는 없다"라며 이 대표와 각을 세웠다.

신지예 "마음 편히 축하의 글만 쓰긴 어려워"

두 차례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하고, 이 대표와 수차례 토론을 하기도 했던 신지예(30)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당대표의 당선을 축하해야 마땅하지만 마음 편히 축하의 글만 쓰기가 어렵다"라며 "여성혐오와 차별적 언동을 행하는 인물이 제1야당 대표가 되는 건 우리 사회 소수자와 약자들에게는 달가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신 대표는 "많은 분들이 불안해한다.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는 시기에 강남역 여성살해 추모는커녕 여성혐오 자체를 부정하는 이준석 대표가 반페미 정서를 심화시키지 않을까, 능력주의와 무한경쟁을 긍정하는 이준석 대표가 불평등한 구조를 심화시키는데 일조하지는 않을까 걱정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신 대표는 "제1야당의 당대표가 된 만큼 이전의 정치적 언행을 돌아보고 위의 우려가 그저 기우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라며 글 말미에는 "이준석 대표의 당선을 축하한다"라고 썼다.

이 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 유일한 30대 원내정당 대표였던 신지혜(33) 기본소득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87년생 기본소득당 대표로서, 85년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당선을 축하한다"라며 "청년세대를 둘러싼 불평등, 불공정에 대한 분노는 일상이 되었다. 오늘 이준석 대표의 당선은 변화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정치 역시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신 대표는 "다양한 불평등을 걷어내서 절망을 딛고 희망을 찾고자 하는 차별받는 국민과의 '공존'으로 나아가는 정치를 향해 주시기를 바란다"라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사회계약을 향한 정책 경쟁의 장을 이준석 대표가 열어주시길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준석#장혜영#이동학#박성민#신지예
댓글1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