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X(엑스)파일'의 배후로 여권을 지목했다.
이 대표는 24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X파일이라는 것의 한 가지 버전을 제작한 주체가 '열린공감TV'라는 친여성향의 유튜브 매체로 확인됐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과론적이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께서 하셨던 '야권 인사가 X파일을 정리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매우 부적절했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대선을 앞두고 여러 가지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난무할 것으로 예측된다"라며 "민주당에 정중히 제안하고 싶다. 국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상대 당이나 상대 세력을 지목할 때는 최소한의 육하원칙에 맞게 의혹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도대체 야권에 있는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X파일을 만들고 유포했겠는가?"라는 문제 제기였다.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지난 23일 오후 "최근에 돌고 있는 윤석열 X파일 중 목차가 담긴 6페이지 부분을 만들었다. 우리가 만든 6장짜리가 가장 많이 돌고 있다"라며 "취재 내용을 정리한 방송용 대본이다. 정치적 음해의 목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체 분량은 200~300쪽에 달한다고도 덧붙였다.
"X파일 불 붙인 송영길, 왜 발뺌하나... 수사기관 수사받아야"
이날 공개발언 시간에는 국민의힘 최고위원들도 입을 모아 X파일에 불을 붙인 여권을 비난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송영길 대표"라며 "송 대표는 지난달 25일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송 대표 등 여권이 X파일을 만들고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그런데 논란이 되자 '야당이 해당 파일을 만들었다'거나 '애당초 없었다'고 발뺌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송 대표에게 공개적을 질의한다"라며 "첫째, 송 대표가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는 X파일은 정치평론가 장아무개씨가 봤던 것과 같은 것인지 답하라" "둘째, X파일은 송 대표 측이 만들었나, 기관이 만든 것을 공유한 것인가?" "셋째, X파일이 누구에 의해 기획된 것인지 송 대표는 밝혀야 한다"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또한 송 대표를 향해 "수사기관에 관련 자료를 넘기고 스스로 수사받는 것이 가장 빠른 검증 방법"이라고도 주장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송영길 대표를 "분란을 일으킨 분"이라고 규정하고 "송 대표가 윤석열 X파일을 명명해서 이 일이 시작된 건데, 이제 와서 X파일이 없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야당이 갖고 있을 거라는 둥, 홍준표 의원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라는 둥 야권 내부가 싸우도록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라는 주장이었다.
정 최고위원은 "국민들께 첫 번째로 먼저 사과드린다고 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 사과가 싹 빠졌다"라며, 송 대표를 향해 "뻔뻔하다"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본 영상 시작 전 미리 만든 티저 영상을 한 편 보는 듯한 느낌"이라며 "'생태탕 시리즈' 2탄을 보고 계시다. 앞으로 3탄, 4탄 나올 텐데 우리 서로 분열하지 말자"라고도 덧붙였다.
김재원 최고위원 또한 "지금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여러가지 내용의 보고서 또는 문건, 이른바 속칭 'X파일'이라고 불리는 이런 문건들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라며 "그 내용이 차마 추하고 거짓투성이어서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말씀하신 분도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소위 X파일의 본거지는 송영길 대표였다"라며 "송영길 대표가 만들었다는 그 파일에 대해 여권 고위층에서 상당 부분 서로 공유했다고 전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이 단순히 우리 당에 입당하지 않은 후보, 입당하지 않은 인사라고 해서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라며 "민주당 대응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우리가 나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형식논리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당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간곡히 촉구한다"라는 이야기였다.
이준석 "X파일, 살펴볼 공조직 없다"... 유승민 "윤석열, 해명 의무 있다"
하지만 이날 이준석 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차 X파일 대응에 거리를 뒀다. 그는 "저는 어떤 버전의 X파일도 열람한 바 없다. 우리 당에서는 그런 자료를 공적으로 수령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라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개인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제지할 수는 없지만, 당의 공식조직인 윤리감사위원회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살펴보려면 당원에 대한 건이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서 수령할 곳도 없고, 살펴볼 공조직도 없다"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X파일의 실체에 대한 추가 확인 여부에 대해서도 "어떤 부분이 존재하는지도 확실하지 않아서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오늘 공개발언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작성자나 유포자를 폭탄 돌리기 하듯이 상대 당이나 상대 세력을 지목하는 것은 눈살 찌푸리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내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저는 파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 뭐 본 적도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는 미래를 위한 선택 아니겠느냐? 그러니까 만약 근거가 없는 그런 파일들이 돌아다닌다면 그거야 뭐 국민들께서 알아서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라면서도 "후보 본인으로서 예컨대 도덕성이나 또 정책 능력이나 그런 데 대해서 국민들께서 궁금해하시는 부분이나 의혹이 제기된다면, 그거는 어느 후보든 거기에 대해서 명쾌하게 사실 관계가 이렇다라고 해명할 의무는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