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행보를 공식화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치열한 당내 검증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30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 후 기자들을 만나, 당 안팎의 대권 주자 간 갈등에 대한 지도부의 우려와 관련, "(우려하는) 갈등은 없다"면서 "(그 같은 우려는) 지금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2007년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후보 대선경선 과정을 거론하면서 "치열한 당내 상호검증과 자질, 도덕성(검증), 그것을 다 한 뒤에 선출된 후보가 대통령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1997년 이회창 총재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됐지만, 자녀의 병역 문제 부분은 경선 때 논의되지 않았다. 본선에서 그게 터지기 시작하니깐 우리는 두 번이나, 10년 동안 정권을 내줬다"면서 "(경선에서) 치열한 상호 정책검증과 도덕성 검증 등 모든 것에 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2007년) 이명박·박근혜 간 경선 땐 BBK·최태민 목사 문제가 나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홍 의원은 "그거(검증) 하지 말고 우리끼리 (당 밖 후보를) 그냥 초대하자? 그건 정권 창출 못 한다. (검증 없이) 초대해서 흠집 난 사람이 본선에 들어가는 순간, 한 달 내로 요즘은 폭락한다"면서 "이명박·박근혜 경선 못지않게 치열한 자질·도덕성을 검증하면서 그다음 탄생하는 후보가 차기 정권의 담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당내 대권 주자들의 '견제구'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하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3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한 인터뷰에서 "말이 '검증받으라'지, 사실은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모습"이라며 "그분들을 나무랄 생각은 전혀 없는데, 우리 당이 조금은 좀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준석 대표의 '경선 정시 출발론'과 관련해서도 "(윤 전 총장이) 들어오기만 하면 물어뜯겠다는 분이 지금 도처에 널려 있잖나. 당대표까지 자꾸 '언제까지 안 들어오면 우리는 그냥 간다'고 하면, 유력 대선주자지만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지지율은 높지만 평생 검사로 살았는데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겠는가"고 지적했던 홍 의원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권 의원은 "홍준표 의원님은 본인 얘기나 좀 하셨으면 좋겠다. 남 욕 많이 하는 분 치고 잘되는 꼴이 없다"면서 "현명한 분이니 앞으론 이제 본인 얘기를 많이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