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진 후보 : "이재명 후보, 윤석열 총장에 대해 정책 없다고 뭐라고 하셨던데, 윤 총장 흉볼 거 없다. 그 양반은 한 말이 없지, 한 말을 뒤집은 적은 없다. 근데 이 후보는 (기본소득 관련) 했던 말도 뒤집으니까 국민들이 할 말이 없지 않나."
- 정세균 후보 : "모두가 이 후보 대표 공약은 기본소득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흔들리는 건 문제다. 말 바꾸거나 입장 바꾼 거라면 국민들께 사죄 말씀을 하셔야 한다."
- 최문순 후보 : "기본소득에 대한 논쟁은 있을 수 있지만, 이 후보가 기본소득을 공약한 적 없다고 한 건 명백히 잘못한 것이다. 국민과 당원께 사과해줬으면 좋겠다."
- 양승조 후보 : "이 후보는 우리 당의 큰 자산인데, 기본소득에 대해 좀 흔들리는,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아 굉장히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2차 TV토론 역시 각종 여론조사 1위 이재명 후보와 그를 공략하는 '반이재명' 전선이 선명했다. 후보들은 최근 '말 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후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특히 정세균 후보는 당내 경쟁자 중 처음으로 이 후보의 여성 배우 스캔들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컷오프(11일)가 가까워지면서 후보간 공방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반이재명' 전선 뚜렷
이 후보의 기본소득을 가장 집요하게 물고늘어진 건 박용진 후보였다. 박 후보는 5일 JTBC-MBN 공동주최로 열린 2차 생중계 TV토론회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지난번 TV토론 때 임기 내에 (기본소득을) 하겠다고 공약한 적 없다고 했는데 정말이냐"라며 "2월 7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가 직접 그렇게 길게 올리셨고, 그걸 보고 많은 국민들이 월 4만원씩이라도, 8만원씩이라도 오겠구나 하고 희망을 가졌는데 이제 와서 모르는 얘기라고 하는 거냐"라고 따졌다.
이에 이 후보가 "저는 법률가라 언제나 정확한 걸 좋아한다. 우리가 공식적으로 선거 운동이 개시되기 전 공약하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대응하자 박 후보는 "진짜 궁색한 변명"이라고 재반박했다. 박 후보는 "페이스북, 또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도 자신감 있게 말씀해왔고 국제행사까지 열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다 말씀해놓고 지금 와서 공약을 안 했다는 궁색한 말을 하나"라고 되물었다.
정세균 후보 역시 "이 후보는 2017년 대선에 출마하며 낸 책에서도 연 100만원씩 기본소득을 주장했고 미국 타임지에 수억원 광고비를 써서 광고도 했다"라며 "국민 모두가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을 기본소득이라고, 저도 그렇게 알고 홍길동도 그렇게 아는데 이렇게 흔들리는 건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 후보는 "우리가 지금 성남시장 선거나 경기도지사 선거 경선을 하고 있는 게 아니고 대통령후보 경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격이 다르다"고도 했다.
최문순 후보 역시 "기본소득에 대해 찬반은 있을 수 있지만, 이 후보가 기본소득을 공약한 적이 없다고 한 건 명백히 잘못"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최 후보는 "개인적인 권고를 드리자면 빨리 기본소득을 털어버리는 게 어떤가 한다"고도 했다. 양승조 후보도 "이 후보의 흔들리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기본소득을 단 시간에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란 최근 입장을 유지했다. 이 후보는 "공정성 회복, 수요 회복을 해 경제 선순환을 만드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기본소득"이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기본소득의 토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 후보는 자신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소득과 관련해 "제1공약은 아니다", "공약한 적 없다"고 발언하면서 '말 바꾸기' 논란이 인 바 있다(관련 기사 :
"제1공약은 아니다"... 이재명의 기본소득 속도조절 http://omn.kr/1ua3s).
이재명 홀로 엄호한 추미애 "이낙연, 개혁 거리두기 했지 않나"
이낙연 후보는 '영남 역차별', '국방비 축소'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재명 때리기'를 이어갔다. 이낙연 후보는 "전체 발언의 취지를 보면 그런(문제될) 발언이 아니었다"는 이재명 후보의 반박에 "늘 맥락을 봐야 한다, 취지를 봐야 한다, 오해다, 왜곡이다, 그렇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힐난했다. 이재명 후보는 앞서 "과거 군사 독재정권이 지배 전략으로 영·호남을 차별했을 때 상대적으로 영남이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오히려 영남이 역차별 받는 상황이 됐다"(1일), "국방과 질서 유지에 사용하는 불필요경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겠다"(2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렇게 십자포화가 쏟아지는 와중에 추미애 후보는 홀로 이재명 후보를 엄호하는 동시에 이낙연 후보를 공략하는 모습이었다. 박용진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 후퇴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다를 게 없다'는 취지로 공격하자 추 후보는 "윤석열을 갖고 와 우리 후보를 비난하는 것은 원팀으로 가는 데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추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으로서 정치 중립 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법원을 속이고 직무배제 조치를 뒤집었던 것, 말을 뒤집었던 것은 간과한 채, 이재명 후보가 기본소득을 뒤집는다고 하는 건 조금 과하다"라고 따졌다.
추 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향해서도 "어제(4일)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 총리로서는 반대했다고 했는데 그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판단을 잘못했다고 여기는 건가", "(검찰개혁 등) 개혁에 대해 멈칫거리고 거리두기를 하니 '개혁 피로감'이란 얘기가 나왔고 그 총합으로 보궐선거에 진 것 아닌가"라고 책임을 추궁했다. 이낙연 후보가 "(추-윤 갈등 당시 윤 전 총장 등에) 여러 번 경고했다"고 항변하자 추 후보는 "별로 기억 나는 바가 없다"고도 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를 두고 "추 후보가 지난번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상당히 엄호하고 또 '말 바꾸기' 지적에 대해서도 많이 감싸주는 것 같다"라며 "언론이나 네티즌들이 '명추 연대', '재미 연대'라고 하고 있는데 혹시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하는 것 아니냐"고 견제했다.
배우 스캔들 질문에 발끈한 이재명, 정세균과 장외 설전까지
한편, 정세균 후보는 이날 예비경선 시작 이후 처음으로 이재명 후보의 스캔들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공세를 펴기도 했다(관련 기사 :
"스캔들 해명" 정세균에 이재명 "바지 한번 더 내릴까요?" http://omn.kr/1uboh). 정 후보가 "스캔들 해명 요구에 대해 이 후보가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대선후보로서 부적절하다", "국민들이 납득하실 수 있도록 말씀을 하라"라며 답변을 거듭 촉구하자 이 후보는 "그럼 제가 혹시 바지 한번 더 내릴까요?"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양측은 TV토론이 끝난 뒤에도 설전을 이어갔다. 이재명 후보 측 홍정민 의원은 캠프 차원의 논평을 내고 "이번 토론회에서 비난을 위한 질문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장면들이 있었다"라며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정리가 된 사안임에도 개인 사생활을 들췄다"라고 항의했다.
이에 정세균 후보는 즉각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리고 "개인 사생활이 아니다. 공인으로서 검증이며 정권 재창출이 걸린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이 후보가 우리당 후보가 된다면 어차피 야당이 공격할 일, 미리 털고 가자"라며 "당당하게 사실만 밝혀달라"라고 재차 촉구했다.
[관련 기사]
선명해진 '기본소득 전선', 이재명을 잡아라 http://omn.kr/1ual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