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정비(MRO)사업 추진에 대해, 경남지역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2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적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MRO사업 추진, 사천 노동자 생존권 앗아간다"고 주장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5월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 항공정비업체인 (주)샤프 테크닉스K와 '인천공항 항공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이 합의서는 "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내 개조시설을 건축하고 해당 시설을 합작법인에 임대한다", "공항공사는 미국 연방 항공국 규정과 합작법인의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개조시설을 제공한다", "A330 화물기 개조 등 추가적인 항공정비사업 확장기회 또한 모색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항공기 개조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법'과 '한국공항공사법'상 1등급 운영증명을 받은 공항은 MRO사업을 할 수 없다는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항공정비 사업을 두고 인천과 경남사천이 갈등을 빚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항공정비 육성을 위한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을 촉구하고, 사천시와 경남도의외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가 있는 사천은 항공정비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KAI는 2018년 항공정비 전문 자회사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설립했다.
한국항공서비스는 지난 6월 미국 연방항공청으로부터 A320 항공기 정비능력을 인정받았고, 2019년에는 보잉 737 관련 정비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지난 5월 에어버스와 항공정비 관련 기술교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런 가운데 경남지역 노동계가 인천공항공사의 정비사업 추진에 반대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17년 4월 경남을 방문하여 '경남 5대 비전'을 제시하면서 사천과 진주지역을 앞으로 항공산업의 메카로 육성하여 국가균형발전에 이바지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런데 정부가 인천공항공사의 항공정비사업 참여에 방관하고 묵인하는 것은 국가 핵심 기반 사업에 대한 중복투자로 혈세 낭비는 물론, 아직 걸음마 단계인 항공정비산업을 공멸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항공정비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양질의 일자리다"며 "정부는 이런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국민의 항공안전을 증진시키고자 한다면 항공정비산업을 외국 합작법인의 하청기지로 전락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만약 인천에 외국합작법인에 의한 항공정비업체가 들어온다면 항공정비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불 보듯 뻔하다"며 "항공정비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저임금으로 추락하고 고용의 질이 떨어지면 국민의 항공안전도 위협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인친공항공사는 즉각 외국합작법인의 투자 유치를 취소해야 하고, 정부가 지정한 항공정비사업자인 한국항공서비스에 대해 전폭적 지원과 육성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인천공항공사는 항공정비사업 진출 취소하라",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수도권 패권주의 각성하라", "외국투기자본에 항공안전 팔지마라", "항공정비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외쳤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가별 금속노조 한국항공서비스분회장은 "인천공항공사의 항공정비사업 진출에 대해 사천지역에서는 진보보수를 떠나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사천-진주의 항공산업 육성을 위해, 인천의 항공정비사업 진출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