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27일 오후 3시 40분]
"(북한) 심기를 살피려는 것이라면, 핫라인(남북 직통 연락선) 복원에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국가 운영을 엉망으로 하면서 위기가 찾아올 때면 쓰는 북한 치트키. 잔꾀 부려 국민을 기만하려는 시도가 매우 불량합니다." (원희룡 대선 예비후보)
남북 직통 연락선이 14개월 만에 복원된 가운데 야권 대선 예비후보들이 거칠고 강경한 표현을 써가며 문재인 정부를 맹비난했다.
윤 예비후보(전 검찰총장)는 27일 부산 자갈치시장 상인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서) 핫라인이 끊어진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인데, 복원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게 복원됐다 해서 북핵 문제나 남북간 민감한 문제가 자체적으로 해결됐다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등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우리 입장을 주장하고 (북한 쪽) 얘기를 들어봐야 하지 않나 싶다"며 "남북 관계가 발전하려면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 예비후보(제주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남북 직통선 복원에 대해 "청해부대 집단감염, 백신 부족, 무너진 경제, 망가진 부동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구속 등 악재가 이어지니 한다는 대처가 고작 북한발 훈풍 작전인가"라며 "문재인 정부는 무능과 위선으로 벌어진 사건들을 수습하려는 노력은커녕 국민 눈속임이나 하려는 '얄팍한 잔꾀'나 부리고 있다. 속아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이 정도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이어 "군 통신선 복구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모든 것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 남북 관계, 분명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 쇼만 하는 것은 오히려 남북 관계를 망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원 예비후보는 "문재인 정권, 4년간 나라를 망가뜨린 것 외에 어떤 성과가 있나. 성과도 없고, 잘못했다 사과도 안 하는 '철면피 정권'"이라며 "국민 앞에 사과할 배짱도 없으면서 대통령은 왜 한 것인지 한심하다. 잔꾀 부리는 대통령, 창피하다. 그만두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최재형 "할 말 하면서 장기적 평화통일 유도해야"
최 예비후보도 문재인 정부 비판에 나섰다. 그는 이날 한국전쟁 휴전일 및 UN(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경기 연천군에 있는 UN군 화장터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통 연락선을 개설한다는 것은 결국 남북 간 오해에 의한 돌발적인 충돌을 막고, 남북 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남북 평화를 계속 이야기해왔다. 그러나 평화라는 것은 말로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선의에 의존해 지켜지는 것은 평화가 아니다"라며 "스스로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연락사무소가 처참하게 폭파되는 장면을 다 같이 봤다. 서해에서 우리(한국 측)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으로 사살되고 시신마저 불태워지는 상황에 대해 정부는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저는 실력과 의지로 평화가 지켜지는, 그런 나라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상 중인 대북정책을 묻자 최 예비후보는 "대화를 계속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실질적인 평화 의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북한 주민 인권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평화적인 통일을 유도해가도록 하겠다"라고만 답했다.
또 그는 남북 직통선 복원 관련 별도 입장문에서 "이번 일을 가지고 마치 한반도 평화가 눈앞에 다가온 양 들떠서는 결코 안 되며, 차분히 상황을 관리함으로써 진정한 평화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이런 남북 관계 이슈가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한 일회성 쇼에 그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