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해야 정상화란 말이냐. STX조선해양 회생의 밑거름은 총고용 보장, 단체협약 승계다."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외쳤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STX조선지회가 27일 창원진해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고용 보당'을 요구한 것이다.
이들은 "국내 조선산업이 10년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는 낭보가 여러 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며 "STX조선도 노동자들의 투쟁과 양보 속에 청신호를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STX조선해양은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8척과 11만 5000톤급 원유운반선 4척(옵션 2척 포함)의 건조계약을 맺었고, 올해 상반기 18척(옵션포함 24척)을 수주했다.
새 주인도 찾았다. STX조선해양은 그동안 채권단(산업은행)을 통해 경영해 왔고, 유암코-KHI컨소시엄이 'K조선'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유암코-KHI컨소시엄은 지난 3월 경남도·창원시와 함께 'STX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한 협약'을 통해 △STX조선해양 안정적인 노사관계 구축, △투자의 신속한 마무리 및 투자계약 성실 이행, △고용안정 및 친환경 조선산업 육성노력을 약속했다.
노동자들의 어려움은 계속되어 왔다. STX조선지회는 "2013년 이후 8년간 이어진 노동자들의 투쟁과 양보 속에 존재할 수 있었고, 일터만은 지켜야겠다는 노동자들의 피눈물이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노동자들은 지난 2013년 채무상황 악화로 산업은행과 자율협약을 맺은 후 끊임없는 양보를 강요받았다"며 "2016년 회생계획안 인가를 빌미로 한 인적구조조정 시도가 있었으며, 2018년 자구계획안의 하나로 생산직 50% 이상 축소라는 인적구조조정을 통보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STX조선지회는 "우리는 인적 구조조정만은 막기 위한 투쟁을 진행했으며, 2018년 인적 구조조정 중단을 전제로 한 임금삭감 및 2년간의 무급휴직을 받아들여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2년의 무급휴직이 종료되는 2020년 6월에 사측은 또다시 일방적 무급휴직을 강요했다"며 "우리는 즉각적인 전면파업과 천막농성 투쟁, 단식투쟁 등으로 인적구조조정을 막아냈으며 노사정 합의를 통해 유급휴직을 보장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STX조선지회는 "노동자의 피눈물로 유지되어 온 STX조선의 정상화 길목에서 새 경영진은 노사간 맺은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막상 STX조선에서 K조선으로 이름을 변경하는 작업은 꾸준하게 진행하며 그동안 노동자들이 양보한 다양한 노동조건에 대한 점진적 회복은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STX조선지회는 "새로운 경영을 위한 노사합의 속에서 단체협약 승계와 관련한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가 확인되고 있다"며 "유암코-KHI컨소시엄의 행보에 우려를 갖고, 또다시 사측의 일방적인 노동탄압과 노동조건 양보 요구가 시행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