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전 검찰총장)가 이번엔 '방역수칙 위반' 구설에 휘말렸다.
윤 예비후보는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을 들러 국민의힘 소속 의원 사무실을 돌며 인사를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국회사무처의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의원회관은 현재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외부인이 방문할 경우 사전에 방문신청을 해야 한다. 또 허가 받은 의원실 외 다른 층으로의 이동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의원회관 내 이동을 최소화해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103명 의원 사무실 모두와 일부 다른 정당 소속 의원의 사무실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예비후보는 국회사무처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이에 대한 윤 예비후보의 직접적인 해명은 없었다. 그는 4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찾아 격려했지만 5분도 되지 않아 자리를 떴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도 질의응답을 진행하지 않았다.
대신, 현장에 남아있던 윤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기자들의 '방역수칙 위반' 논란 관련 질문에 "체온을 재거나 마스크를 철저히 하는 등 일반적인 방역수칙은 지켰다"며 "(국민의힘) 소속 전 의원들을 방문하다보니 국회의 층별 (방문) 제한(방침)에 다 맞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회 자체의 방역수칙을 지키지 못한 걸 설명해야 한다면 다 지키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일반적인, 감염병이 퍼질 수 있는 걸 막기 위한 건 다 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측 역시 구체적인 언급을 꺼리는 편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신임 시도당위원장 회의 뒤 관련 질문을 받고 "후보들이 그런 면에 있어서 오해받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윤 예비후보가 방역수칙 위반했다는 점에 대해선 방역당국이 판단할 문제"라고 평했다.
정의당 "최재형은 의원실별로 허가 받아... 윤석열 빨리 사과해야"
김두관 "국회는 왕처럼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던 대검청사가 아니다"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이 글은 비판이 아닌 충고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검사 시절이야 세상 무서운 것이 없었으니 그런 걱정을 안 했겠지만 (윤 예비후보는) 지금은 선관위에 신고한 대통령 예비후보다. 그러다가 일행 중 한 명이라도 코로나19를 옮기면 어떡하시려고 그러시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왕처럼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던 대검청사가 아니다. 방역법 위반으로 신고를 해도 모자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캠프의 이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입만 열면 법과 원칙을 외치던 윤 예비후보에게 방역수칙은 무시해도 되는 규정이었다"며 "국회 방역수칙이 우스운 '무법자' 윤 예비후보의 행보를 온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윤 예비후보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회 내 방역수칙이 대통령 후보 앞에서 무력화된 것에 정의당은 유감을 표한다"며 "특히 앞서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전 감사원장)가 의원실별로 허가를 받은 사실을 보았을 때 윤 예비후보의 행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방역수칙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후보라면 시민들에게 먼저 모범이 되어야 한다"며 "국회 방역수칙 위반에 관련해 윤석열 예비후보는 빠르게 사과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 대변인은 아울러 "국회 사무처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주시라"며 "'법 앞에 예외는 없다'는 모습을 국회가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정의당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