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이재명-이낙연 후보의 치열한 비방전을 두고 "야당이 흐뭇한 미소를 지을 것"이라며 "'이-이제이' 구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5일 오전 대전을 방문해 대전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당내 후보검증위원회 설치와 과열된 후보 간 경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검증을 철저히 하자는 것에 저는 100% 공감한다"면서 "저도 그렇기에 이재명, 이낙연 후보에게 세게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들 간의 이러한 검증 말고 공식성을 갖는 당의 검증기구를 또 만들자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미 후보등록을 할 때 당에 제출한 서류에 범죄와 재산, 정책, 공약 등을 기록했고, 당에서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부연했다.
그는 아울러 "지금은 전체적으로 검증과정이다. 저는 이 검증과정을 더 철저히 하기 위해 1대1 토론도 하고, 더 많은 방송토론의 기회를 갖자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도 당에서 별도의 검증기구를 설치한다고 하면 반대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공개할 것은 공개하고, 비공개할 것은 비공개해서 야당의 공격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보 간 과열된 경쟁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박 후보는 "현재 민주당 내 후보 간 논쟁이 그야말로 '이-이제이' 수준이다. 여기서 '이-이'는 이재명-이낙연의 '이-이'를 의미한다"며 "나중에 야당이 보면 흐뭇하게 미소 지을 이야기를 지금 서로하고 있다. 이재명으로 이낙연을, 이낙연으로 이재명을 제압하는 구도에 우리 스스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또 이재명 후보를 단 한 번도 진보적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면서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저는 지난 번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기본소득공약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월 2만 원의 기본소득을 4인 가족이 월 8만 원씩 20년 동안 모으면 8천만 원이라는 거금이 생긴다고 말했다"며 "그 20년 동안 국가세금은 무려 1200조가 들어간다. 그렇게 쏟아 부어서 과연 어떤 경제성장이 있다는 말인가, 겨우 내수진작과 자영업자들에게 조금의 효과가 돌아간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200조를 들여서 대한민국이 그렇게 가야하는가, 그것 밖에 효과를 못 거두어야 하느냐"며 "그게 무슨 진보인가, 그것은 진보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보는 그야말로 내 몸으로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내 나라의 주인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일하는 사람이 자기의 일터에서, 자영업자가 자신의 삶터에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지 월 2만 원주고, 그렇게 해서 20조를 쓰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그렇게 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본다. 그게 무슨 진보인가"라며 "저는 그래서 이재명 후보가 이런 얘기를 진보적인 것처럼 포장해서 이야기 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문재인 정부의 잘한 점과 못한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남북관계'와 '정치안정', '방역성공', '공정경제' 등은 잘한 성과라고 밝히고, 아쉬운 부분은 '부동산 정책 실패'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박 후보는 질의응답에 앞서 '박용진은 4차 산업혁명 대통령, 바이미식스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는 주제로 공약을 발표했다.
박 후보가 말하는 '바이미식스'는 바이오, 2·3차 전지, 미래차, 6G를 의미한다. 카이스트와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대전에서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바이미식스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
그는 "첫째 제조 강국으로서의 역량을 계속 유지시키고, 둘째 매력 있는 혁신기업·스타트업기업을 유니콘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셋째는 이러한 기업들을 뒷받침하는 금융정책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것이 바이미식스의 핵심이다. 이 세 가지를 축으로 바이미식스 대통령, 혁신강국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