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발 네거티브 중단 선언 후 처음 치러진 11일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생방송 TV토론에서도 '명낙 대전'은 여전히 이어졌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철거민과의 몸싸움', '주민들에 대한 반말' 동영상 등을 처음 거론하며 적극적인 공세를 폈다. 이재명 후보 역시 이낙연 후보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에 반대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격에 나섰다.
포문은 이재명 후보가 먼저 열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KBS가 주관한 민주당 대선 본경선 3차 TV토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을 말씀하시면서 강력한 국방력을 키워야 된다고 했는데, 당시 이낙연 후보는 '지금 우리가 국방력을 키워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없고 국방력 강화는 주변국가들로부터 불필요한 견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왜 그때 반대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가족 옵티머스 연루 의혹'과 같은 네거티브는 아니었지만, 앞서 노무현 탄핵 표결 공방 때와 비슷한 '과거사 공격'을 펼친 것이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균형자론은 약간 과장됐다고 판단했다"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외교에 있어)도랑에 있는 소처럼 양쪽 둑에 있는 풀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혜를 주셨는데 그런 정도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응수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본경선 3차 TV토론에 참석해 토론준비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보다 거친 공격을 날린 쪽은 이낙연 후보였다. 이 후보는 "약자를 대하는, 시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이재명 후보 본인도 아실 것"이라며 "예를 들면 철거민들이 와서 항의하니까 몸싸움을 하고 고소고발을 했다든가,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을 쫓아내고 겨울철에 전기를 끊었다거나 하는 식의 보도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자신을 비판하는 시민들을 향해 차마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트위터 반응을 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주민들께 반말을 하는 것이 많이 회자됐다"면서 "이런 태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해당 사안들을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후보는 "전부 왜곡이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 후보는 "철거민한테는 제가 폭행을 당했고, 그 사람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두번째 장애인 엘리베이터를 껐다는 건 이미 그들이 처벌받은 사안이니까 그 얘기 다시 하지 마시라"라며 "반말을 했다는 것도 해당 영상을 보시면 여러 대화 중에 한 부분을 잘라 붙인 것이다. 이런 것이야 말로 네거티브"라고 반응했다.
'명낙'에 가려진 4명은 불만... "음주운전자는 따로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본경선 3차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후보. ⓒ 국회사진취재단
이에 나머지 4명 후보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정세균 후보는 "음주운전자는 따로 있는데 벌금은 저보고 내라고 하는 것 같아 억울하다"라며 최근 음주운전 전력으로 곤욕을 치른 이재명 후보를 비꼬는 동시에 양강에 대한 여론 쏠림에 불만을 토로했다. 정 후보는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소칼, 닭칼, 조폭까지 동원해서 막말과 험담으로 경선판을 그야말로 진흙탕으로 만들어놓고 있는데 저를 포함한 민주당 후보 모두가 싸움꾼이 돼버린 것 같은 상황"이라며 "문제 커지니까 두 분이 네거티브 중단하자고 하는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도 했다.
박용진 후보 역시 "언론은 네거티브 공세와 관련해서만 보도를 한다"라며 "이재명·이낙연이 조폭 논란까지 얘기하면서 네거티브 공세를 하니까 저로서는 낯뜨겁고 부끄럽고 속상하다"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너무 낡아서 무너져야 마땅한 것들을 무너뜨리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추미애 후보는 최근 이낙연 캠프의 '경선 불복' 논란을 겨냥한 듯 "제발 이 자리에서 요청한다. 원팀이 돼주시길 바란다"라며 "우리는 패배하면 우리만의 패배가 아니라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고 했다. 김두관 후보는 "나갔다 하면 당선이 보장된 곳에 출마해 꽃길만 걸은 분들이 여기 있다"라며 "경남 남해 고향에서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김대중 벽보를 지켰고 험지 영남에서 노무현 정부 출범에 온몸을 던진 제가 꼴찌라는데, 이보다 야속한 일이 어디 있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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