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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굿모닝 좌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굿모닝 좌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정부가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말로 간섭하고, 통제하고, 규제하겠다는 것은 곧 전체주의로 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최재형 대선 예비후보(전 감사원장)가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느냐?"라는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지자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섰다.

최재형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의 강연자로 나서 "현재 이 정부의 목표 중에 제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국민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라며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느냐?"라고 지적했다. "국민의 삶을 정부가 모두 책임지겠다는 게 바로 북한 시스템"라는 주장이었다(관련 기사: 최재형 "국민의 삶을 왜 정부가 책임지나, 국민이 책임져야지").

언론을 통해 해당 발언이 전해지자, 여권은 물론 야권 내에서도 비판이 일었다(관련 기사: 하태경 "최재형, 무언가 단단히 착각하는 듯"). 최재형 예비후보의 '열린 캠프' 측은 "국가가 국민들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주장은 실현될 수 없는 거짓공약"이라며 "국민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정부는 결국 국민들의 삶을 통제하고 간섭하게 된다"라고 항변했다(관련 기사: 최재형 측 "'국민 삶은 국민 책임' 실언 아냐... 말꼬리 잡기 유감").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결국 최재형 예비후보 본인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최재형 "말꼬리 잡고 늘어져... 국민은 스스로의 삶 책임지려 노력해야"

최 예비후보는 1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은 스스로를 돕고, 국가는 그 국민을 도와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어제 제가 했던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을 놓고 일각에서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도움이 꼭 필요한 국민들은 도와줘야 한다'라고 했는데, 이 말을 자른 것이다"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정치가 이런 것인가 또 새삼 느끼게 된다"라며 "그런데 굳이 이렇게 수준 낮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말은 국가가 간섭한다는 말이고, 이 간섭은 언제라도 더 심한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역사는 말한다"라며 "전체주의로 가자는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책임질 것처럼 말하는 것은 감언이설이고 더 나아가서는 사기"라며 "우리 국민은 각자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려 노력하고, 정부는 그런 국민을 돕는 것, 그게 바로 제대로 된 국정이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는 주장이었다.

최 예비후보는 "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 제1의 임무"라며 "저는 나름대로 늘 소외된 자, 약자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살려고 노력해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연히 제가 구상하는 미래 국정의 중요한 부분은 이들을 위한 실질적 배려"라며 "분명히 말하지만 자기 스스로 선택하여 자율적으로 살 수 있고,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간섭하고, 규제하고, 통제해서는 안 된다. 이것을 국가의 책임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말에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도 부연했다.

같은 날 오전, 중소기업중앙회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다. 그는 "'국민의 삶을 책임진다'라는 것은 국가가 개인의 삶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준 것인데, 그게 지나칠 경우에 국민의 삶에 통제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말씀드렸다"라며 "우리가 헌법상 규정하는 경제구조는 자유와 창의에 기초한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라고 전날 발언의 취지를 해명했다.

"그게(개입이) 지나치면 안 된다는 우려를 말했고, 국민의 삶을 책임진다고 하면서 이뤄지는 지나친 재정지출은 앞으로 미래세대와 청년에게 짐으로 넘겨질 수 있다"라는 지적이었다.

박대출 "난독증 아니면 누구니 이해할 수 있는 맥락"... 윤희숙도 지원사격

주변의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최재형 캠프의 전략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대출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말꼬리를 잡는 이 정치, 이 자체가 구태 정치"라며 "그 말의 본질은 이해해 보면, 전혀 어떤 시비도 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저희들이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게 '마음껏 대한민국'이다"라며 "국민 개개인이 자기의 꿈을 마음껏 펼치고 그 꿈을 펼치고 마음껏 일하고 마음껏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런 게 국가 의무"라고 설명했다. "개인 스스로가 자기의 꿈을 펼치고 나가는 것은 개인이 책임지는 것"이라며 "국가가 개인의 할 일에, (개인의) 삶을 간섭하고 통제해서는 안 된다"라는 주장이었다.

박 의원은 "그 말 하나의 표현을 가지고 그런 식으로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게 참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그런 현실이 좀 안타깝다"라며 "그 내용을 보면, 난독증이 아니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의 삶을 책임지고 개인이 주체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라며 "국가가 개인의 삶을 통제하고 간섭하려 들면 되겠느냐?"라고도 반복했다.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말을 보탰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의 책임'은 '간섭과 통제'와 불가분 관계인지라 무턱대고 확대하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이 국민의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달콤한 말은 무식하기도 하지만, 속뜻은 '내 밑으로 들어와 입닥치고 있으면 필요한 걸 줄게'에 다름 아니다"라며 "그리고 통제받는 것을 망각시키기 위해 '돈뿌리기'가 수반된다. 남미를 비롯해 자유민주주의 발전이 더딘 국가에서 전체주의와 포퓰리즘이 결합되곤 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한 짓을 떠올려 보시라"라며 "무분별한 개입으로 나라경제와 국민 삶을 망가뜨렸다"라고 날을 세웠다. "자유주의를 표방한 정치세력이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짓"이라며 "책임 운운 하지만, 그들의 실상이 '기본권 침해를 밥먹듯이 하는 전체주의 세력'에 불과하다는 명백한 증거"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국민이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공간을 지켜주면서, 뒤처지고 소외되는 이들을 전심으로 돌보는 국가, 어떤가?"라며 "이것이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포스팅을 마쳤다.

#최재형#박대출#윤희숙#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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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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