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일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에 대해 "명백한 전문성을 부인당하고, 친일파로 공격당하며 친분에 의한 '내정'으로 매도당한 황 선생님의 억울한 심정을 이해한다"고 위로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금도 훌륭한 자질을 갖춘 전문가로서 경기관광공사에 적격자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많은 분의 의견을 존중하여 사퇴 의사를 수용한다"며 "황교익 선생의 결단에 위로의 마음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최근 공개모집 방식을 통해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황교익씨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재명 지사의 보은·밀실인사"라며 공세를 폈다. 특히 이낙연 캠프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이 "(황교익씨는) 일본 도쿄나 오사카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인신공격을 폈고, 이에 황교익씨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반발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이재명 캠프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결국 황교익씨는 20일 SNS를 통해 "소모적 논쟁을 하며 공사 사장으로 근무를 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사장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지사는 황교익씨의 후보직 사퇴를 안타까워하면서도 후보자 공모 절차나 그의 전문성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 소속 서병수 전 부산시장님도 인정하는 음식문화 전문가로서 많은 업무성과를 냈고, 임원추천위원들이 면밀한 심사를 거쳐 다수 응모자 중 선순위로 추천할 만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서의 역량은 충분하다"며 "제가 그분에게 은혜를 입은 일도 없으니 보은 인사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정치인도 아니고 그저 한 명의 시민일 뿐인데,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끌려 들어와 전문가로서는 생명과 같은 평판에 치명적 손상을 입고, 역량과 비전에 대해 예정된 검증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우리 모두를 위해 후보 자격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지사는 또 "황 선생님 본인도 인정했듯이 선을 넘은 발언에 대해서는 저 역시 우려하고 경계했다.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면서 "사과드릴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낙연 후보님께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러나, 정당한 절차를 통해 공인으로서 기여하고자 했던 한 시민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삶의 모든 것을 부정당한 참담한 상황에는 더더욱 동의할 수 없다"면서 "다시 한번 황 선생님께 죄송하고 안타깝다는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공격했던 사람이나 무심한 관전자들에게는 정치과정에서 발생한 하나의 소동극으로 곧 잊힐지 모르지만, 당사자는 이 일이 없었던 과거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는 큰 상처를 입었다"며 "황교익 선생의 상처가 빨리 치유되고, 음식문화 전문가로서 지금까지보다 더 왕성한 활동을 보란 듯이 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위로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