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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전 의원이 27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 들어서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27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 들어서고 있다. ⓒ 조정훈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지역 일정으로 고향인 대구를 찾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보수정치가 위기를 맞이한 데 대해 책임을 느끼고 매우 송구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유 전 의원은 27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핵 이후 보수정치는 지난 5년간 국민의 신뢰를 잃고 선거마다 패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저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며 "(하지만) 저는 누구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고 바른 길로 가야 한다고 고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순실과 대통령을 둘러싼 세력들은 대통령을 망쳤고 나라를 망쳤다"며 "지금 생각해도 국정실패를 제가 더 강하게 막아내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에게 덧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 그는 "입에 담기도 싫은 단어가 배신자"라며 "저는 정치를 22년째 하면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저의 양심과 소신에 어긋남이 없이 살아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한 번도 나라와 국민을 배신해본 적이 없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현명한 대구경북 시도민들께서 판단을 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후보들이 앞 다퉈 내놓는 복지공약에 대해 유 전 의원은 "다음 정부에 이재명 후보 같은 분이 대통령이 돼서 복지공약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막대한 재원을 감당할 수가 없다"며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국민들께 세금과 복지 문제에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부담·중복지'를 내세운 그는 "복지가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은 좋지만 그렇게 하려면 국민의 부담 또한 OECD 평균으로 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래세대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떠안게 되고 국가는 파산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 기피, 후보로서 최소한의 기본 안 돼"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27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구경북 시민들에게 보수정권의 참패에 대해 사과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27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구경북 시민들에게 보수정권의 참패에 대해 사과했다. ⓒ 조정훈
 
유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와 최재형 후보 관련 질문에 "대구경북 시도민들께 그동안 저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들어주십사고 호소를 드리러 왔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지난 25일 열린 후보들의 발표회를 두고는 강하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토론회를 기피하는 것은 정치신인들이 신상효과를 누리고 신비주의를 이용하겠다는 것밖에 안 보인다"며 "토론은 기술을 요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면 국민들께 자신의 정책을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라면 당연히 부동산, 일자리, 경제성장, 복지·교육·노동 문제, 대북정책 등 여러 가지 국가 중요한 현안들에 대해 자기 생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토론회를 기피한다는 것은 후보로서의 최소한의 기본이 안 됐다"고 비판했다.

이는 윤 후보 측이 당내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 참여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불거진 논란을 언급한 것으로 읽힌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의 경우 검찰총장을 그만 둔 게 3월 초로 기억되는데 그동안 어떻게 준비를 해 오셨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분의 비전과 공약을 7분 동안 들었는데 많은 국민들께서 준비되지 않은 그런 부분에 대해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윤석열 후보가) 지금 지지도가 높은 이유는 문재인 정권을 가장 확실하게 혼내줄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제가 대통령이 되어도 문재인 정부의 불법이나 비리 이런 부분은 당연히 혐의가 드러나면 조사하고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그런 것은 검찰과 법원에 완전히 그냥 맡겨둘 생각"이라며 "정권이 나서서 5년 내내 그런 데만 정신이 팔려 있으면 대한민국이 한 발자국이라도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캠프 옹호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재원 최고위원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도 "그분이 유튜브든 라디오든 아니면 최고위에서 이야기하는 걸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공정하게 경선을 이끌어갈 분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 캠프의 대변인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당내에서 이준석 대표를 흔드는 세력이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우리 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이준석 대표 체제가 지금 이 단계에서 무너지고 비상대책위 체제로 간다면 대선은 반드시 필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 체제를 흔드는 사람들에게는 제가 계속 경고를 하고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극우보수 유튜버 등 10여 명은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당에 도착하기 전부터 입구에 모여 유 전 의원을 성토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유승민#국민의힘#대선후보#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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