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부흥선교회 소속 신자 감염 사태의 여파로 8월 말 현재까지 베트남은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4차 확산 사태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6일 베트남 질병예방센터에서는 호치민시 서북쪽 지역(Hoc Moc군)에서 확진자(38세 여성)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성은 호치민시 Go Vap군(공항 부근)에 위치한 '부흥선교회' 소속의 신자였으며, 이곳에서 선교사로 근무하는 두 명의 부부도 함께 확진되면서 인근 지역이 모두 격리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호치민시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쉐라톤 호텔 주방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호텔 전체가 봉쇄되는 사태까지 번졌습니다.
'부흥선교회'와 관련해 확진된 사람은 총 25명이었으며, 이로 인하여 호치민시에서는 5월 27일부터 모든 식당, 커피숍 그리고 미용관련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좀처럼 잡히질 않자 호치민시에서는 7월 15일부터 1개월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였고, 8월 15일이 되자 다시 9월 15일까지 거리두기 연장을 발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야간 통행금지(18시~익일 6시)도 병행하면서 오토바이로 붐비던 호치민시의 저녁은 8월 중순 이후로 침묵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하루 평균 7천~9천 명을 오가던 확진자 수가 8월 21일에는 1만 명을 훌쩍 넘어서 13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호치민시에서는 8월 23일부터 9월 6일까지 약 2주간 야간 뿐만 아니라 주간을 포함한 전면 통행금지를 발표했습니다. 이와 같은 조치가 발표되자 호치민시를 벗어나서 고향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행렬이 호치민시 외곽에 줄을 이루면서 검문소 앞에는 큰 혼잡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전면적인 도시 락다운이 시행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고교 입시가 취소되고, 대학입시일이 연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응우옌 티안 퐁(Nguyen Thanh phong) 호치민시인민위원장이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하였습니다.
호치민시인민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시장 혹은 부산시장과 비견할 수 있으며, 응웬 탄 퐁 위원장은 지난 6월에 재임(향후 5년간)에 성공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호치민시 코로나 재확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와 같은 도시 락다운은 오는 6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관계자들은 어떻게 현재 상황을 풀어가야 하는지 큰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이는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망자 수도 부담스러운 수준을 계속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치민시 사망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 8월 15일 이후 일 평균 287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망자 수의 증가는 베트남의 상대적으로 열악한 의료 환경에 기인한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2020년 2월에 발표된 IMF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0.8명 수준이며, 의료인 기준으로는 3.9명입니다.
베트남 인구는 약 1억 명에 가까우며, 이 중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밀집한 곳이 호치민시입니다. 위와 같은 의사와 의료인 수의 절대적인 부족은 병원과 병상 수의 부족과도 연결 될 것입니다. 이렇듯 베트남의 의료 현실은 빠른 시일 안에 사망자수가 줄어들기 어려운 의료 환경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희망으로 바라 볼 수 있는 부분은 집중 격리지역 이외에서 발생하는 확진자 수가 조금이나마 감소 또는 정체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래 그림은 8월 30일 기준 전체 확진자 1만4219명 중에서 6715명(회색 막대그래프)이 집중 격리지역에서 발생한 확진자이며, 7504명(붉은색 막대그래프)이 이외 지역에서 발생된 확진자 수입니다. 다시 말해서 집중적으로 격리되는 지역 외에서 발생되는 붉은색 막대그래프가 감소되어야 확진자 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호치민시 락다운을 더 이상 연장되지 않기 위해서는 근원적인 전체 확진자 수 감소가 가장 시급한 중요한 문제이지만, 사망자 수 감소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쉽게 현재의 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최근 호치민시 북부에 인접한 빈증(Binh Duong) 지역의 확진자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8월 29일 기준으로 호치민시 확진자 수는 4957명이었지만, 빈증에서는 5414명이 발생되었습니다. 같은 날 사망자수는 호치민 256명, 빈증 31명으로 빈증지역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환산이 시작되는 양상입니다.
빈증지역은 우리나라 섬유와 봉제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진출해 있는 지역입니다. 이에 최근의 베트남의 코로나 확산세는 베트남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현지 교민들의 생활 터전도 와해되기 시작했고, 이에 귀국하시는 교민 수가 점차 증가되는 안타까운 현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