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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창원시 봉림동 주민자치회 제1회 주민총회
지난 28일 창원시 봉림동 주민자치회 제1회 주민총회 ⓒ 문화마당

"투개표 결과, 마을교육분과에서 상정한 의제 '마을사람들이 만드는 마을신문 봉림소식'은 투표 인원의 94%인 343명 찬성으로 가결되었습니다."

지난 8월 28일(토) 오전 창원시 봉림동 행정복지센터 4층 다목적홀, 2021년 제1회 봉림동 주민총회가 열린 자리다.

봉림동 주민자치회 강선식 회장의 선언과 함께, 봉림동 주민소식지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한 안건이 가결되었다.

주민자치회의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사업, 마을소식지

이날 행사는 주민자치위원회 체제에서 주민자치회로 전환한 뒤 처음 진행하는 주민총회이기 때문에 뜻깊다. 주민 전체의 뜻을 모아 마을 의제를 공유하고 직접 투표를 통해 2022년도에 실행할 봉림동 주민자치회 사업 및 활동을 의결하는 자리였다.

이번 총회에는 봉림청소년 문화축제, 봉림동 골목 콘테스트, 주민행사 봉림문화마당 등과 함께 '마을사람들이 만드는 봉림소식지'가 상정되어, 4개 의제 모두 높은 찬성률로 가결되었다.
 
 봉림소식지 제46호
봉림소식지 제46호 ⓒ 문화마당
 
 봉림동 주민자치위원회 활동보고서
봉림동 주민자치위원회 활동보고서 ⓒ 문화마당
   
그런데 봉림동 주민소식지는 이번 주민자치회 전환과 2022년도 사업계획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46호(2021년8월)를 발간할 정도로 나름의 역사를 자랑한다.

봉림동 마을신문 '봉림소식' 제1호는 2004년 7월 26일자이니, 46호 2021년 8월 10일자까지 햇수로만 18년째다.

봉림동주민자치위원회 활동보고서 1권(2004~2015)과 2권(2016~2020)에는 '봉림소식' 제1호부터 45호까지가 모두 담겨 있어, 18년간 봉림동과 마을공동체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다.

이번 봉림동 주민자치회 1회 주민총회에서 가결된 봉림소식지 의제는 주민자치회 시대에 걸맞는 변화 발전을 위해, '마을기자단' 운영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전까지 주민자치위원회 기반 주민자치위원 주도로 만들어지던 봉림소식지를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색깔로 그려나가고자, 주민들 중에서 10여 명의 마을기자를 위촉해 운영할 계획이다. 10대, 청년층, 장년층, 노년층으로 세대별로 마을기자를 모집하고 구체적인 교육을 담은 역량강화 워크샵과 위촉식도 가진다.

봉림동주민자치회 마을교육분과 이순자씨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마을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봉림동은 기록화가 잘 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주민자치위원 주도하에 이루어지다보니 마을 소식을 다루는 데에 다소 한계가 있는 편이다. 다양한 연령의 주민들로 기자단을 구성해 마을의 주제를 풍성하게 담을 수 있게 소식지를 만들고 마을 역사를 기록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민자치회 기반으로 지속가능성 확보

봉림동 마을신문 '봉림소식'이 18년째 이어오고 주민자치회 시대를 맞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마을공동체신문으로서 '초심과 원칙'을 고민하고 지켜온 데에 있다.

소소하지만 소소하기에 진짜인 '봉림소식', 그 남다른 점은 2004년 7월 창간 1호 편집에서부터 드러난다.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창간 1호이니까 지역 정치인 및 명망가의 인사 말씀으로 가득차서 주민 주도의 컨텐츠는 미약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저 본 기자의 편견일 뿐이었다.
 
 2004년, 봉림소식 제1호
2004년, 봉림소식 제1호 ⓒ 문화마당
 
타블로이드판 4페이지 구성의 봉림소식 창간호는 1면에 "마을신문 봉림소식 발간" 뉴스와 함께, 반딧불이 서식을 확인한 "봉림산에 요정 나타나"라는 뉴스가 메인이다.

도의원, 시의원, 동장의 축사는 2면에 자리했고, 이외에는 모두가 주민들이 직접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와 주민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봉림소식'을 채우는 콘텐츠다.

최신 제46호는 봉림동 주민총회 관련 안내와 기사가 메인이며, 봉림동 마을교과서 이야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장 봉사활동 소감, 그리고 봉림산 반딧불이 관찰 이야기 등 주민들이 직접 쓴 글이 대부분이다.

창간 1호에 톱뉴스를 장식한 봉림산 반딧불이 발견 소식에 이어, 최신 46호에도 반딧불이 보호를 이야기하는 주민의 글이 실려 봉림 반디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다.

창간부터 현재까지 봉림소식지 제작에 참여해온 황숙정(주민자치센터 실장)씨는 "소소하게 출발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들이 있다"고 말했다. 진짜로 주민들이 쓴 글과 기사라는,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원칙이다.
 
 봉림소식지 46호 배포 현장. 기획부터 제작과 배포까지 주민참여 넘어 주민주도의 과정
봉림소식지 46호 배포 현장. 기획부터 제작과 배포까지 주민참여 넘어 주민주도의 과정 ⓒ 이순자
 
여느 지자체 여느 주민자치센터 입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식지 및 홍보지'는 대개 지자체와 행정기관이 생산 배포하는 보도자료가 절대적인 분량을 채운다. 무슨무슨 동 소식지라면서도 실제로 주민들이 참여한 컨텐츠나 기사가 거의 실리지 않는다는 아이러니다.

봉림소식지는 첫 출발 2004년부터 지금까지 행정의 보도자료를 기사 형태로 게재하지 않으며, 주민이 직접 쓴 기사와 원고로 소식지를 만든다는 원칙을 지켜 왔다. '창원시보'와는 내용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 덕에 행정기관의 관점이 아니라 봉림동 주민의 관점에서 주민들이 직접 기록해온 마을의 역사가 봉림소식지에 고스란히 남은 것이다. 

황숙정씨는 "그야말로 소소한 내용들이지만 소소해서 더 진짜 마을소식지답게 지켜온 것 같다. 2004년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봉림소식지의 맥을 이어온 것은, 역설적으로 욕심을 크게 안 부려서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라고 늘 잘 되기만 했겠나. 중간중간 제작상에 어려운 상황도 있었지만, 안되겠다 싶을 땐 그냥 쉬었다가 가기도 했다. 주민자치위원회 기반으로, 마을소식지란 무엇일까를 고민해온 부분이 지속가능성의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봉림동 주민자치회 1대 회장 강선식씨는 "우리 봉림 주민자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자치시대의 선도적인 곳으로, 앞으로도 모범적이고 내실있는 자치동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제1회 주민총회에서 의결한 마을신문 봉림소식지 사업은 주민참여를 넘어 주민주도로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마을 역사 기록, 그리고 마을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 고취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창원시 봉림동 주민자치회 제1회 주민총회. 코로나시국에 대응해 사전 투표도 진행했다.
지난 28일 창원시 봉림동 주민자치회 제1회 주민총회. 코로나시국에 대응해 사전 투표도 진행했다. ⓒ 문화마당
 봉림동 주민자치회 강선식 회장
봉림동 주민자치회 강선식 회장 ⓒ 문화마당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마당에도 실립니다.


#창원봉림동#봉림소식지#마을공동체미디어#문화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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