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전 검찰총장)가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당시 미래통합당 측에 여권 인사들의 형사 고발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당시 검찰총장으로, 검찰개혁을 두고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 등 여권과 심한 갈등을 빚고 있을 때였다.
윤석열 검찰이 야당에 넘긴 고발장... 피고발인은 유시민·최강욱·황희석 등
<뉴스버스>가 2일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4·15 총선을 앞둔 지난 2020년 4월 3일,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웅 의원이 당에 고발장을 전했다. 고발장의 고발인란은 비어있었고, 피고발인란에는 최강욱·황희석 등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었다. 여기에 MBC 및 <뉴스타파>에 소속된 언론인 및 성명불상자 등을 포함해 총 11명이 피고발인이었다. 수신처는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이었다.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방송·신문 등 부정이용죄)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이었다. 피고발인들이 당시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MBC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에 개입했고, 또한 <뉴스타파>의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보도가 나오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한동훈 검사장 등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게 고발의 요지였다.
해당 매체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통해 김웅 의원에게 해당 고발장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현재 대구고등검찰 인권보호관으로 가 있는 손준성 검사는 윤석열 검찰의 '판사 사찰' 의혹이 불거진 '세평 문건'을 실제 작성한 인물로 알려졌다.
특히나 '(윤석열) 검찰이 고발장에 첨부할 증거자료까지 함께 수집해 야당 측에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MBC '검언유착 의혹' 보도와 <뉴스타파> '죄수와 검사' 보도의 주요 취재원인 제보자의 과거 범죄 관련 '실명 판결문'까지 당에 넘겼다는 것. 검찰이 직무를 위해 취득한 수사정보를 다른 목적을 갖고 외부로 유출했다는 지적이다. 피고발 인사들의 페이스북 게시물도 갈무리되어 있었다.
<뉴스버스>는 이를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야당을 끌어들여 범여권 유력 인사 등에 대한 수사 단초와 수사 동력으로 삼으려 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정치공작"이자 "검찰이 고발을 사주한 범 여권 인사들이 전부 '검찰개혁'과 '반 윤석열'을 외치고 있었던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복수사 시도"로 규정했다. 또한 "윤 총장의 지시 또는 승인하에 이뤄진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라며 "검찰권 사유화"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 고발장은 당의 법률지원단으로까지 전달되었으나, 당시 미래통합당이 실제 고발까지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웅 "공익제보 자료 전달... 청부고발? 사실 아니다"
고발장의 전달자로 지목된 김웅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김 의원 측은 "당시 김웅 의원실에는 수많은 제보가 있었고, 제보받은 자료는 당연히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하였다"라며 고발장 전달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의원 측은 "당시 정보 제공자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전달받은 대화창은 모두 지웠기 때문에 현재 문제되고 있는 문건을 제가 받았는지, 누구로부터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라면서도 "하지만 제보받은 자료라면 이를 당에 전달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기사에서는 청부 고발이라고 주장하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우리 당은 김건희씨가 피해를 입었다는 부분이나 한동훈 검사장 피해에 관련된 고발을 한 바 없고, 저 또한 그 부분에 대해 전혀 공론화한 바가 없다"라고 항변했다. "청부 고발이라고 한다면 당에서 그 부분을 고발하든지 아니면 제가 그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어야 한다"라는 것.
그는 "정당과 국회의원은 공익신고의 대상으로, 이에 대한 공익제보를 마치 청부 고발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공익제보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심히 유감"이라고도 밝혔다.
윤석열 예비후보 측의 입장은 2일 오전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