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 단계 격상과 민간위탁 전환 과정에서 문을 닫았던 부산 이동노동자 지원센터 '도담도담'이 재개관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노동자까지 지원하는 등 그 기능을 확대했다.
쉼터에서 종합지원센터로... 플랫폼까지 더해져
대리운전, 택배, 학습지, 퀵서비스 등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인 도담도담은 휴관 3주만인 지난달 19일에 문을 다시 열었다. 비대면 확산으로 이동 노동자들의 업무가 가중하는 상황에서 센터 운영을 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앞서 확진자 급증과 위탁운영자 공개모집 절차로 도담도담은 8월 초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그러나 준비기간을 거쳐 재개관한 도담도담의 역할은 더 커졌다. 현정길 도담도담 센터장은 6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쉼터 역할에 그쳤다면 인력을 보강하고 내용을 채우면서 도담도담의 컨텐츠가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이동노동자와 플랫폼노동자는 모두 근로기준법·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정한 사업장 없이 '이동'하며 노동을 하는 대리운전기사,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학습지 교사와 어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음식배달기사, 쇼핑대행 기사 등의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모두 특수고용노동자로 불린다.
이 때문에 재개관한 도담도담의 역할에는 급증한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지원이 더해졌다. 쉼터 뿐만 아닌 안전·건강상담, 실태조사, 정책개발, 법률·교육 지원, 네트워크 구축 등의 역할도 같이 담당한다.
위탁운영은 노동 전문 단체인 (사)노동인권연대가 맡았다. 노동인권연대는 인권변호사인 조성래 변호사가 창립한 부산지역의 노동자 지원 단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단체의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시는 이동·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권역별 추가 센터도 계획하고 있다. 신남범 부산시 인권노동정책당관 노동권익팀장은 "내년까지 동부산과 서부산에도 센터 2곳을 더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부산지역의 플랫폼 노동자는 2020년 6월 기준 6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한 이 자료에는 플랫폼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와 시 차원의 공적 지원이 시급하다라는 의견이 담겼다. 애초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요구와 부산시의회 조례 제정을 거쳐 2년 전 이동노동자 지원센터가 설치됐지만, 이제는 플랫폼노동자까지 포함하는 기능 확대가 절실해진 셈이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표시했다. 이동·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권익 향상을 강조한 박 시장은 이날 "도담도담이 이들의 종합지원센터 역할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