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9월 8일 오후 6시 10분]
노동자·시민들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반대하며 '천리길 걷기'에 나선 가운데, 변광용 거제시장이 함께했다.
변 시장은 8일 낮 12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매각 철회, 중형 조선산업 살리기, 경남 조선기자재벨트 사수를 위한 도보행진' 출정식에 참석했다.
변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적극적으로 임했었고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하며, 일도 잘하고 계신다"며 "그렇지만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만큼은 아니라고 보며 매각 철회돼야 한다. 기회가 되면 설명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변 시장은 "도보 투쟁이 끝나고 신상기 대우조선지회장이 청와대 앞에서 노숙투쟁을 한다고 들었다"며 "비록 모든 일정을 함께 하기는 힘들겠지만 거제시민을 위해, 대우조선해양 매각 철회를 위해 짧은 시간이라도 노숙투쟁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변광용 시장은 도보행진단과 함께 300m가량을 걷기도 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서일준 국회의원(거제), 옥영문 거제시의화 의장,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장 등 간부들이 참석했다.
이번 도보행진에는 대우조선지회뿐만 아니라 전국·경남·거제 대우조선해양 매각저지대책위 관계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출정식 선언문을 통해 "투자계약 기한 3번 연장, 반칙과 특권으로 얼룩진 3년. 국내 조선산업 다 죽이는 대우조선 불공정 특혜매각철회 남해안 조선 기자재밸트와 중소 조선소 사수를 위한 경남 살리기 노동자·시민 도보 투쟁에 나선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3년간, 불공정 특혜매각을 철회시키기 위해 우리는 EU 공정위가 있는 유럽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다"며 "산업은행과 세종시, 경남도청 앞 천막농성을 전개하며 길바닥에서 뜬눈으로 지새운 날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와 방사청,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수없이 목놓아 외치며, 수많은 기자회견과 토론회에를 통해 정부의 졸속정책을 밝혀냈지만, 정부는 끝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치부가 들어날때 마다 모든 권력을 동원시키며 대우조선을 현대재벌에 상납시키고자 혈안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의 폭주를 멈추기 위해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으로 맞섰다"며 "그 결과 정부와 산업은행은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대우조선 매각 투자계약 기한을 3번씩이나 연장시키며, 스스로 실패한 정책임을 반증했다"고 밝혔다.
대주주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에 투자계약 기한을 세 차례 연장했고, 그 시기가 9월까지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지회는 "정부는 또다시 반칙과 특권을 이용해 기한을 연장시킬 것이 뻔하기에 우리는 일말의 기대조차 갖지 않는다. 이미 기본과 상식을 벗어 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매각 발표 6개월 이내 모든 것을 마무리 짓겠다던 정부의 폭주를 멈추고, 언론과 경남지역의 차가운 여론을 우호적으로 돌아서게 만든 것은, 다름이 아닌 노동자 시민의 처절한 투쟁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역사를 통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음을 경험했듯이, 우리는 다시 한번 정부의 재벌특혜에 맞서 대우조선 매각철회와 남해안 기자재 벨트, 중소 조선소 사수를 위한 도보 투쟁에 돌입한다"고 했다.
도보행진단은 7박8일 일정으로, 통영, 고성, 함안, 김해, 부산, 양산을 거쳐 오는 15일 녹산공단을 지나 이날 오후 창원 경남도청 앞에 도착한다.
산업은행은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 발표했고, 현재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