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에서는 학교 소속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동아리가 아닌 영리 목적, 정치적, 종교적 사업 및 일회성 행사가 아닌 동아리를 지원해 준다.
평생학습 동아리 지원사업은 학습동아리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한 평생학습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한 지원사업으로 동아리당 100만 원 이내의 비용을 지원해 준다.
군산시 평생학습 정보망에 등록된 학습동아리가 대상이다. 친목이 아닌 정해진 주제가 있고, 주제에 대한 학습과 토론을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학습동아리 등을 지원해 주는 사업을 행하고 있다.
놀이로 활동하는 우리 동아리도 '군산시 우수 평생 학습 동아리 지원 사업자 모집'에 신청하여 대상 동아리로 선정되어 5개월간의 '캘리그래피'를 배웠다.
한 달에 두 번 만나서 캘리그래피 선생님과 함께했다. 처음엔 낯설었고, 붓펜으로 써 내려가는 붓글씨는 삐뚤삐뚤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 같았다. 처음 붓펜으로 쓰는 거라 힘을 주지 말고 쓰라고 선생님이 가르쳐 줘도 손에는 힘이 팍 들어가서 몇 자 쓰고 손가락이 저리고 힘들었다. 몇 글자 쓰고 쉬기를 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나서 이제 제법 붓 펜글씨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캘리그래피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인가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동아리 회원들은 배운 만큼 나눔을 전달하고 싶었다. 우리 솜씨로 누군가를 가르쳐 줄 수 있는 능력은 되지 못했다. 다만, 글자판을 손수건 위에 대고 쓸 수 있는 정도는 되어 이 세상의 단 하나뿐인 자연물 손수건을 아이들과 함께 만들고 나누기로 정했다.
주말 오후 우리 동아리 몇몇은 청암산 어린이 숲 체험장소에 모여들었다. 동아리 회원은 하얀 손수건과 붓펜, 꽃잎, 나뭇잎 등을 준비하여 이 세상의 하나뿐인 손수건을 만드는 체험장을 열기로 했다.
꽃잎을 준비해 온 회원, 손수건과 붓펜을 준비해 온 회원, 간식을 준비해 온 회원, 각자의 역할과 준비물을 철저하게 해 주신 회원분들이 있어 오늘 봉사의 손길이 아름다웠던 것 같다.
어린이 숲 체험장에는 나무와 새가 함께하는 자연으로 부모님 손을 잡고 찾아온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처음부터 선뜻 체험하겠다고 나선 건 아니었다. 우리 회원들은 미리 손수건에 꽃잎과 나뭇잎을 올려놓고 필름지를 덮어 동전으로 박박 문질러서 하얀 손수건에 초록 잎과 붉은 꽃잎으로 물을 들여 캘리그라피로 아름다운 문구를 적어 완성한 손수건을 진열해 놓았다.
"체험비 얼마예요?"
"체험비 무료입니다."
한두 명의 아이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여럿 팀이 모여서 나만의 손수건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자연의 색으로 손수건에 물을 들이는 작업도 아이들과 부모님이 신기해했지만, 멋진 캘리그라피 글씨로 아름다운 글귀를 써 내려간 손수건에 감탄하였다. 자기 이름을 적어 달라는 아이들도 있었고, '할머니 사랑해' 라고 적어 달라는 아이도 있었다.
세상의 하나뿐인 손수건을 들고 만족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회원들도 흐뭇한 시간이 되었다. 동아리 지원으로 받은 값진 시간과 배움을 오늘 하루로 다 베풀 수는 없지만, 뜻깊은 시간이 되어 다음에 한 번 더 봉사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진심이 담긴 베풂이 있어 오늘도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군산시는 지역주민이 학습공동체 형성을 도모하고 시민의 자기 계발 및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해서 지원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는 그 행운을 받은 것이다. 우수 평생학습 동아리 지원사업으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그 배움으로 짧지만, 값진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의 배움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의 봉사의 손길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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