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아들의 화천대유 50억 원 퇴직금 논란으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난 곽상도 의원을 발판삼아 역공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꼬리 자르기"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오전 곽 의원 사퇴 직후 SNS를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곽 의원의 결기 있는 판단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라며 "곽 의원의 결단에 대한 경의와 당 대표가 되어서 이렇게밖에 하지 못한 죄송한 마음을 항상 품고 정치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하루속히 특검을 수용해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특검을 거부하는 쪽이 범인이다"라며 해당 의혹의 특검 수사를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국민의힘, 곧 부패지옥 맛볼 것... 제가 유일하게 감옥에 안 간 성남시장">이란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시장하실 때의 일로 형사적 책임을 지실지의 문제는 지금부터 특검을 받아보면 알게 될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선 예비후보들도 목소리를 보탰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SNS에 "곽 의원의 결단을 평가하면서 그의 사퇴가 대장동게이트의 철저한 수사와 정치개혁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악취가 진동하는 대장동게이트의 진상규명을 위해선 야당의 어떤 약점도 허용할 여유가 없다. 부패 없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형 후보는 "곽 의원의 용단에 감사드린다"라며 "어떻게 이런 사람(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이 민주당의 유력주자가 됐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도 "곽 의원의 책임 있는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도 더 이상 회피하지 말고 특검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태경 후보는 "직을 내려놓는 용단으로 사태 수습의 물꼬를 터주신 것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이제 공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즉각 특검을 수용하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다만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는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곽 의원 사퇴에 별다른 의견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홍 후보는 곽 의원 사퇴 직전 SNS에 "어제 MBN 대선 토론회에서 곽 의원의 제명을 두고 후보들이 벌인 토론은 마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오버랩 시키는 유감스러운 장면이었다"라며 "국민적 분노에 휩쓸려 모두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모습들이 안타까웠을 뿐만 아니라 그 토론을 주도한 사람(하태경 후보) 역시 탄핵 당시도 그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사필귀정, 특검보단 신속한 수사가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곽 의원의 사퇴를 "사필귀정"이라 평가하고 "특검 주장은 신속한 수사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곽 의원의 사퇴는) 국회의원직을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덕적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당연한 결정"이라며 "곽 의원의 사퇴가 꼬리 자르기가 돼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장동 개발 사업이 국민의힘발 법조게이트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곽 의원의 아들도 퇴직금 50억 원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라며 "'아빠 찬스'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했던 곽 의원은 오늘도 아들의 50억 원 퇴직금 앞에선 내로남불의 모습을 보였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정쟁을 위한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공당으로서 염치를 안다면 특검 주장을 멈추고 국민의힘 관련자들이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정쟁이 아닌 신속한 수사가 먼저다. 국민은 돈 받은 자가 진범임을 알고 계신다"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 측도 "사퇴해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고 국민의힘 게이트에서 벗어나지도 못한다"라고 밝혔다.
캠프 대변인인 전용기 의원은 논평을 통해 "반성은 없고 망상만 있는 사퇴 기자회견으로 국민들을 또다시 분노하게 하고 있다"라며 "적당히 좀 하시고 차라리 봐달라고 하라.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도 언제 열릴지도 모르는 특검을 정치적 주장으로 요구하는 것은 수사를 골라서 받겠다는 것과 같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