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를 없애거나 합친 대가로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준 성과금 형태의 돈이 최근 5년간 1조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학교소멸 유도자금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오마이뉴스>는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7~2021년 학교통폐합 인센티브 현황' 자료를 입수해 살펴봤다.
경북, 경남, 전남, 경기 교육청 순으로 많이 받아
2008년에 시작된 학교통폐합 인센티브는 교육부가 학교를 통폐합한 시도교육청에 얹어주는 성과금 성격의 교부금이다. 올해의 경우 초등학교 본교 한 곳을 폐지하면 최대 60억 원(중고교 110억 원)을 주고, 분교를 폐지하면 최대 40억 원을 준다. 학교를 없앤 숫자에 비례해 돈을 주는 것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5년 동안 학교통폐합 인센티브는 1조 2447억 8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통폐합된 학교는 모두 265개교(초 151, 중 96, 고 18)였다. 통폐합 학교는 2017년 67교, 2018년 68교, 2019년 68교, 2020년 30교, 2021년 31교였다.
전국 16개 교육청(제주특별자치도법을 적용받는 제주교육청 제외) 가운데 14개 교육청이 통폐합 대가성 인센티브를 받았다.
인센티브를 가장 많이 받은 곳은 57개교를 통폐합한 경북교육청인데 2667억 8000만원을 받았다. 이어 32개교를 통폐합한 경남교육청이 1475억 4000만 원, 37개교를 통폐합한 전남교육청이 1398억 2000만 원, 27개교를 통폐합한 경기교육청이 1256억 원을 받았다.
반면, 광주와 대전 교육청은 통폐합한 학교가 없어 인센티브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교육부는 분교보다는 본교를 없앨수록, 초등학교보다는 중고교를 없앨수록 더 많은 돈을 지급했다.
특히, 학생이 많은 학교를 없앨수록 돈을 더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정해놓은 학생 수 기준을 초과하는 학교를 없앤 경우, 학생 1명마다 2000만 원의 돈을 더 얹어준 것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규칙 별표3을 보면, 통폐합 비용 산정공식에서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른 통폐합 학교의 초과 학생 수 × 단위비용 2000만 원"이라고 적혀 있다. 예를 들어 교육부의 기준이 100명이었다면, 학생 수가 101명인 학교는 2000만원을 더 받고, 102명인 학교는 4000만 원을 더 받는 식이다.
정의당 "인센티브 폐지 검토를"
이은주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코로나 시대 학교방역과 학습결손을 고려할 때 작은 학교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해지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교육부가 본교와 중고교를 없앨수록 돈을 더 많이 주고, 심지어 학생 많은 학교를 없앨수록 더 많은 돈을 준 것은 반교육적이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학생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학교 통폐합 인센티브 관행은 교육청으로 하여금 학교소멸을 유도토록 하는 장치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교육부는 인센티브 폐지를 검토하고, 교육청은 인센티브 거부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