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2일 오전 8시 20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김 위원장이 전날(11일)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즈음해 3대혁명전시관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한국)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는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후대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강해야 한다. 우선 강해지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위력 응당 수준 못 미치면 외부에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연설에서 "자위력을 응당한 수준에서 가지지 못한다면 외부의 군사적 위협에 끌려 다니며 강요당할 수밖에 없고 나아가 국가와 인민의 존재자체도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세상 이치"라면서 "지금 조선반도(한반도)주변의 군사적 긴장성으로부터 우리 국가 앞에 조성된 군사적 위험성은 10년, 5년 전 아니 3년전과도 또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력 강화의 명분으로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와 고고도무인정찰기 도입, 신형 미사일 개발 등을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에 남조선은 미국의 강력한 후원으로 스텔스 합동타격 전투기와 고고도무인정찰기, 방대한 각종 첨단무기들을 끌어들이며 자기 군대의 전투력을 갱신해보려 하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미사일 지침을 개정한 이후 자체의 국방기술력을 두드러지게 강조하면서 각이한 탄두개발, 사거리 제고 등 속내가 빤히 들여다보이는 미사일 능력 향상을 비롯해 잠수함 전력 강화, 전투기 개발 등 다방면적인 공격용 군사장비 현대화 시도에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조선의 이같이 도가 넘치는 시도도 방치해두기 위험한 것이겠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그들의 군비 현대화 명분과 위선적이며 강도적인 이중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자기 할 일을 다 하는 남조선 당국이 이제는 우리의 자위적인 국방력 발전 권리까지 빼앗으려고 심지어 우리의 상용 무기 시험까지도 무력 도발이라느니 위협이라느니, 긴장을 고조시키는 부적절한 행위라느니 하는 딱지들을 잔뜩 붙여놓고 미국을 위시한 적대 세력들의 반공화국 목소리를 솔선 선창하는 데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를 대화와 협력의 상대가 아니라 위협의 대상으로, 억제해야 할 상대로 규제한 것 자체가 겉으로는 아닌 척 해도 숨길 수 없이 뼛속깊이 체질화된 반공화국 적대심의 집중적인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남조선의 이 같은 과욕적인 야심과 상대방에 대한 불공평을 조장하고 감정을 손상시키는 이중적이고 비논리적이며 강도적인 태도에 커다란 유감을 표한다"면서 "앞으로 계속 우리의 자위적 권리까지 훼손시키려고 할 경우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행동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의 연설은 지난 9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에 제시한 대화 조건인 이중적 태도,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해선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아직까지도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써 지역의 긴장을 산생시키고 있다"며 "명백한 것은 조선반도지역의 정세 불안정은 미국이라는 근원 때문에 쉽게 해소될 수 없게 되어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방발전전람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람회에는 최근 5년간 개발한 무기가 전시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