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사람이다." - 윤석열
"이재명을 키운 건 사회에 대한 증오심이다." - 홍준표
"'공평한 파멸' 이게 이재명에 대한 상당한 지지 기반이다." -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5일 오후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본경선 대전·충청·세종 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전 경기도지사)를 비난하는 데 입을 모았다. 그간 거칠었던 내부 공방의 수위를 다소 낮추는 대신, 이재명 후보를 향해 공동 전선을 짜는 모양새이다. 특히 일부 후보의 발언은 그 수위가 인신공격성으로 읽힐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윤석열] "이재명, 1980년대 벌써 거의 금수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전 검찰총장)은 "흙수저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람이 좀 자랄 때 부모가 어려워서 어렵게 클 수 있지만, 벌써 20대 초반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라고 꼬집었다. "(사법고시 합격 당시가) 1980년대 아니겠느냐"라며 "그러면 벌써 우리나라 거의 금수저로 올라섰다"라며 이재명 후보가 '흙수저'가 아닌 '금수저'라고 비난한 것.
윤석열 후보는 "그 시절은 그리고 판검사가 됐든, 변호사로 바로 개업했든, 그렇게 어렵지 않게 상당한 재산도 모을 수 있고 유복하게 살 수 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라며 "그리고 만약 흙수저로서의 정신이 끝까지 있다면, 자기와 같은 입장에 있던 사람을 정말 끝까지 보호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절대로 대장동 같은 일은 생길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후보가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사람"이라는 주장이었다.
윤 후보는 "어릴 때 가난하게 컸다는 것을 갖고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 이미 변호사를 했다"라며 "그 시절 변호사, (수입이) 아주 괜찮았다"라고 반복했다. "우리 국민이 '흙수저'라고 하면 어려운 입장을 다 이해해줄 것처럼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라고도 강조했다.
[홍준표] "이재명을 키운 건 사회에 대한 증오심... 나의 '패주겠다'는 정의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국회의원) 역시 이재명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홍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1:1 TV토론에서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라는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전 제주도지사)의 질문에 "이재명 (전) 지사는 전 국민이 알다시피 품행제로"라며 "도덕성 문제를 거론 안 할 수 없겠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 후보를 가리켜 "전형적인 포퓰리스트"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완행열차라면, 이재명은 급행열차"라고 비난했다. "지금도 기본소득인지 그걸로 국민에게 퍼 줄 궁리만 하고 있으니 국가재정을 파탄나게 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이재명 후보의 주요 지지층 중 하나인 40대를 향해서는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대의 가장 하이라이트"라며 "전교조 교육 받은 분들이 한국사회의 중추가 됐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재명 후보가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초등학교 시절 담임교사한테 체벌을 당했던 일화를 올린 것을 두고 "'내가 다음에 커서 초등학교 선생이 돼서 내가 그 복수를 애들한테 무참하게 패주고 싶다'(라고 했다) 이재명을 키운 건 증오심이다. 사회에 대한 증오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전 국회의원)은 홍 후보에게 "'줘 패주고 싶다', '패버리고 싶다'는 건 홍 후보의 18번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저도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런데 이재명은 증오심의 발로고 그건 좀 다르다"라고 맞섰다. 유 후보가 "그건 정의감의 발로냐?"라고 묻자 그는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원희룡] "이재명 지지층, 공평한 파멸 원해"
원희룡 후보는 이재명 후보만이 아니라 그의 지지층까지 함께 비판했다. 원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에 윤석열 후보에게 질문하면서 "정말 무서운 게 요즘 SNS상 이런 말이 유행했고 또 하고 있다"라며 "청년들은 더 이상 꿈꾸지 않으며, 불공평한 생존보다 공평한 파멸을 바라기 시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손아람 작가가 지난 2016년에 쓴 '망국선언문'의 일부를 인용한 것.
원 후보는 "이제는 개선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나보다 많이 갖고 잘 나가고 유복하게 사는 이 사람을 끌어내려서라도, 공평한 파멸이라고 했다, 속 시원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이게 이재명 후보의 상당한 지지 기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을 지지하는 지지층들의 공평한 파멸을 원하는 지지 동기를 어떻게 해소할 건가"라며 윤석열 후보에게 재차 묻기도 했다.
기본소득 공약을 향해서도 각을 세웠다. 원 후보는 "벌써 두 번이나 이재명 후보와 기본소득을 갖고 토론에서 붙은 적이 있다"라며 "결코 밀리지 않는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기본소득은 돈을 뿌리는 것이고, 미래 세대의 기회를 훔치고 파괴하는 것"이라며 "이재명의 재주는, 돈은 모아서 힘이 생기는데, 이걸 푼돈으로만 만드는 재주"라고 비난했다. 대신 "나는 돈이 아닌 기회를 뿌리고, 각자의 활력을 키우는 국가 찬스로 모든 사람의 희망을 키우겠다. 압도할 것"이라고 스스로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