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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6일 오전 9시 36분]

1903년 말 미국 라이트 형제가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후 발전한 상업 항공 산업은 굵직한 사건을 겪으며 진화를 거듭해왔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 110층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 대한 여객기 동시다발 자살 테러 사건, 9·11 테러로 항공 산업은 통째로 뒤바꾸는 영향을 받았다. 그 후, 글로벌 항공시장은 더욱 엄격한 규정과 까다로운 탑승 수속 절차를 만들었다.

테러 방지로 조종석 출입문은 총탄과 폭약에도 견딜 수 있는 특수강화 재질로 바꿨고, 운항 시 항상 잠겨 있어야 한다(그전까진 운항 중 승객들이 조종석에서 조종사와 사진도 찍고 구경할 수 있었다). 식사용 포크와 나이프도 플라스틱으로 대체됐고, 강화된 보안 검색으로 날카로운 물건, 생수나 100mL 넘는 액체류는 기내 반입이 금지됐다. 신발도 엑스레이 검사받는다. 그뿐만 아니라, 승객 감소 영향으로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 일부 항공사가 구조조정에 들어가거나 문을 닫았다.
 
 항공 여행 시 기내 반입 금지 물품들
항공 여행 시 기내 반입 금지 물품들 ⓒ bengaluru airport
 
그런데 20여 년 후 글로벌 항공시장은 더 어두운 침체기에 들어섰다. 2020년 1월 전 세계 항공산업은 코로나19 발생으로 항공 여행 수요가 급감했지만, 일부 국가에만 국한되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며 항공 운송은 3월 말까지 사실상 중단되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봉쇄 조치, 국경 폐쇄 및 여행 제한이 설정됨에 따라 4월까지 전체 승객 수는 2019년 대비 92%가 줄었고, 해외 항공 여행의 평균 98%, 국내 항공 여행의 87%가 감소했다.

더욱이 대부분 여객기가 2년 가까이 날지 못하자 많은 항공사가 파산 신청을 하거나, 최소한의 기능만 유지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모든 항공 산업 종사자들은 고용 안정에 대한 근심이 가득했다. 항공기가 다시 날 수 있다는 희망이 어두워지며 많은 조종사, 엔지니어, 승무원, 지상요원 등 관련 종사자들이 직업을 잃었다. 코로나가 항공 산업을 완전히 붕괴시킨 것이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사스(SARS)나 메르스(MERS) 같은 이전의 위기에서도 살아남았지만, 이번 코로나에는 두 손을 들었다. 9·11 테러 이후 보안규정이 강화됐던 것처럼 새로운 보건 검역 규정도 항공산업의 활기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기존 보안 규정에 덧붙여서 엄격한 검역과 위생까지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젠 백신을 완전히 접종해야 비행기를 탈 수 있고, 목적지를 정하기 전에 그 나라 입국 규정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여객기 탑승 전 체온 측정을 해 평균 체온이어야 탑승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항공권과 함께 백신 접종 증명서, 출발일 기준 72시간 내 발급된 영문 번역 인증된 PCR(유전자 증폭)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입국을 허가한다.

아직도 많은 국가에서는 도착 후, PCR 진단검사 및 정부 지정 시설에서 약 10일간 격리해야 한다. 이처럼 해외여행을 가려면 새로운 절차와 비용 부담이 추가됐다. 그나마 입국가능자도 자국민, 영주권자, 상업비자, 외교관 등 극히 일부에 국한됐다.
     
승객의 수가 거의 0으로 코로나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항공사들은 재빠른 변화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었다. 화물 운송량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화물기가 부족하자, 대형 여객기 내 객실 좌석을 뜯어냈다. 기내 좌석 공간에 화물 적재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때 여행객들과 승무원들을 태우고 날던 여객기가 화물기로 변신해 화물을 싣고 다시 날기 시작했다.

해가 지나 지구촌의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많은 국가는 걸었던 빗장을 다시 조금씩 열고 해외 방문객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항공사들은 급증할 여행 수요를 위한 다음 과제를 선점할 준비를 시작한다. 앞으로 한동안은 해외여행 목적이 비즈니스보다 관광이 빠르게 앞지를 것으로 예측한다. 이는 지난 2년간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억눌렸던 관광 수요가 다시 일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 동안 갑자기 여행객들의 수요가 급증하며 각 항공사는 한동안 날지 못했던 항공기들의 엔진을 재가동하며 무급 휴직했던 종사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항공사들은 일반 대중들의 여행 수요 증가에 맞춰 몸을 푸는 중이다.

한 외국계 항공사 기장 파딜 압둘라(Capt. M Fadhil Abdullah)과 전화, 이메일과 SNS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파딜 기장이 10시간 넘게 마스크를 쓰고 비행 후 공항에 도착해서야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
파딜 기장이 10시간 넘게 마스크를 쓰고 비행 후 공항에 도착해서야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 ⓒ Fadhil Abdullah
 
"운 좋게 항공사에 남아 계속 근무하는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PCR 음성 결과를 매 비행 2시간 전에 제출해야 한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 비행기는 예정 시간에 이륙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필수 비행을 떠안아야 해서 업무량이 몇 배로 늘어났다. 인원이 부족해, 한 달 80시간 비행을 꽉 채우고 있다. 덕분에 급여도 그만큼 올랐다.

북미와 유럽행은 최대 388명이 탑승할 수 있는 B777 기종도 거의 만석으로 이륙한다. 여객기 내의 모든 공기는 약 3~5분 마다 신선한 공기로 계속 순환된다. 그러나, 승무원과 탑승객 전원이 예방접종을 완전히 마쳤어도 누구도 돌파 감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탑승자 모두에게 적절한 수준의 안전 공간과 완벽한 기내 서비스가 유지되도록 해야 하는 게 새로운 과제다.

사실상 승무원이 기내에서 승객들과 엄격하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건 힘든 일이다. 승무원들은 방역복에 마스크, 얼굴 가림막, 비멸균 장갑까지 착용하고 승객을 맞이한다. 승객들도 비말감염 방지를 위해 식사 등을 제외하고는 항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목적지에 체류하며 식사나 쇼핑의 즐거움은 과거의 먼 사치품이 되었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외항사 승무원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호텔 방에서 혼자 72시간을 격리해야 한다. 와이파이, 넷플릭스와 뒹굴며 말이다. 유럽과 북미 국가는 현재까진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 격리 규정은 언제 갑자기 바뀔지 모른다.
     
항공 산업은 관광 산업을 뒷받침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해외 방문객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은 지속적인 보건 검역 환경을 전 세계적으로 균형 있게 공유해야 한다.

장기간의 봉쇄와 격리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정신 건강과 스트레스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의 영향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여러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여파는 아직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앞으로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우리 앞에 더 오래도록 머무를 것 같다.

실제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2년 말쯤 코로나 이전 수준의 최대 93% 수준 회복세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9·11사태 이후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이전에도 해왔듯이, 이번에도 인간이 세계를 여행하고 탐험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자신을 진화할 것이다."

국제 컨설팅 회사 베인 앤 컴퍼니(Bain & Company)의 올 11월 보고서에는, 2021년 예상 전 세계 항공사 수익은 꾸준히 감소해 23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업계 총 매출의 34%에 불과하다. 지난해 글로벌 항공사 수익은 2019년 매출액의 33%만 차지했다.

중국 여행업계의 반등에 아시아의 항공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은 영국처럼 여행 규제가 완화되면서 여행 회복세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이달 중 예방접종을 받은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재개장을 한 것도 세계 항공 여행 증가에 보탬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는 일일 확진자가 3만 명이 넘어 유럽이 5차 코로나 대유행기에 접어들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려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도 25일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 3938명으로 줄지 않는 추세다.

#조마초#마초의 잡설 #코로나#해외여행 #MACHO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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